아시안컵이 코앞인데 해결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다. 경기력은 아직 안정되지 않았고, 선수단을 둘러싼 논란도 가라앉지 않았다. 여기에 수비의 핵심 김민재(30, 바이에른 뮌헨)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로베르트 모레노(49) 임시 감독에게 남은 기회는 단 두 경기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9일 천안축구센터에서 11월 A매치에 나설 소집 명단을 발표한다.
한국은 11월 13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17일 오후 11시 카타르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두 경기 모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이번 2연전은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동시에 모레노 감독의 계약에 포함된 마지막 두 경기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결과와 대표팀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지 결정할 전망이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이 만족스럽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9~10월 A매치 4연전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우루과이에 1-4로 무너지면서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이어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고,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2승을 거뒀다. 그러나 경기력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고, 베네수엘라전에서는 공격이 답답했다. 손흥민과 오현규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투톱 전술을 활용했지만, 두 선수의 조합에서도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대표팀이 어떤 축구를 지향하는지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여기에 선수단 분위기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소집 이후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을 중심으로 대표팀 리더십 논란과 은퇴설이 불거졌다.
황인범은 직접 은퇴설을 부인했고, 김민재와 황희찬도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다만 선수단 내부의 관계와 리더십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별다른 설명이나 정리 없이 다음 소집을 맞이하게 됐다.
아시안컵처럼 짧은 기간에 여러 경기를 치르는 대회에서는 전술적인 완성도만큼 선수단의 결속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대표팀은 경기력 개선과 내부 분위기 정비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설상가상 수비의 중심인 김민재마저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김민재는 지난 22일 아스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전반전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사타구니와 무릎 부위에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고, 26일 프라이부르크와 분데스리가 경기에도 결장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심각한 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음 주 팀 훈련 복귀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를 앞두고 정상적인 훈련조차 소화하지 못한 만큼 발탁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미 우루과이전에서 수비 문제를 노출했던 모레노 감독으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김민재가 빠진다면 새로운 수비 조합을 점검해야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그나마 공격진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조규성(28, 미트윌란)은 지난 25일 륑비와 덴마크 수페르리가 경기에서 시즌 5호 골을 터뜨렸다. 지난 소집 당시 부상으로 조기에 소집 해제됐던 만큼 이번에는 대표팀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
황희찬(30, 샬케04)도 최근 쾰른전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소화했다. 황인범(30, FC포르투)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으며, 이강인(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부상 우려를 털고 복귀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과 대표팀이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모레노 감독이 11월 소집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수비 조직력을 재정비하고, 공격진의 조합을 찾는 동시에 선수단 내부의 불안 요소도 관리해야 한다.
상대 역시 만만하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 전적은 5승 9무 5패로 팽팽하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24 아시안컵 16강에서는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카타르를 상대로는 6승 2무 3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맞대결은 2020년 11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두 팀 모두 내년 아시안컵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인 만큼 이번 중동 원정은 중요한 실전 점검 기회다.
당초 대표팀은 아시안컵 개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현지 정세를 고려해 두 경기 모두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아시안컵 개최 환경마저 변수가 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모레노 감독이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만약 이번 2연전 이후 계약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한국은 대회 개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새로운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반대로 모레노 감독이 유임되더라도 지난 4경기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시안컵을 향한 불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UAE, 베트남, 예멘과 조별리그 E조 경쟁을 펼친다. 조 편성만 놓고 낙관할 수는 없다.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더 강한 상대를 만나야 하고, 한 번의 실수가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4경기는 완성된 팀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부족했다. 다음 2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증명해야 한다.
수비의 핵심은 부상 중이고, 선수단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감독의 거취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아시안컵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여. 대표팀이 안정적인 경기력과 결속력을 갖추기에는 결코 넉넉하지 않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히 평가전에서 승리하는 일이 아니다. 어떤 선수들로, 어떤 축구를 펼칠 것인지, 그리고 이 선수단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모레노호에 남은 마지막 두 경기.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을 돌아보면 아시안컵을 향한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