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또다시 무너졌다. 감독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영국 현지에서는 마이클 캐릭(45) 감독보다 구단 운영진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 휠러 기자의 칼럼을 통해 맨유의 위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매체는 캐릭 감독의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구단 경영진의 부실한 운영과 선수단 구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맨유는 25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본머스와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홈에서 세 골 차 패배를 당한 맨유는 리그 16위까지 추락했다. 시즌 12경기에서 벌써 6패를 기록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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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가 가까워지자 올드 트래포드의 분위기는 분노로 가득 찼다.
세 번째 실점으로 승패가 사실상 결정되자 맨유의 열성 팬들이 자리한 스트렛포드 엔드에서는 캐릭 감독을 향한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그러나 목소리의 대상은 곧바로 바뀌었다.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과 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 제이슨 윌콕스 단장을 향해 불만을 쏟아냈다. 선수단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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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메일은 팬들이 맨유의 추락에 책임져야 할 인물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릭 감독이 구단 수뇌부와 선수들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으며, 결국 그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캐릭 감독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경기가 끝난 뒤 캐릭 감독은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에게 박수를 보냈다. 스트렛포드 엔드 앞에서는 가슴에 손을 얹어 감사의 뜻을 전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캐릭 감독은 이러한 행동이 작별 인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는 마치 마지막 인사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캐릭 감독이 터널로 들어간 뒤 선수들이 뒤따르자 관중석의 박수와 환호는 야유로 바뀌었다.
불과 몇 달 사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캐릭 감독은 지난 1월 후벵 아모림 감독의 후임으로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후 17경기에서 단 2패만 기록하며 팀을 안정시켰고, 지난 시즌을 리그 3위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에는 12경기에서 절반을 패했다. 기대를 모았던 반등은 사라졌고, 이제는 감독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매체는 캐릭 감독을 선임한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는 시각도 소개했다. 과거 맨유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구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지만, 감독 경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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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 감독은 맨유 사령탑에 오르기 전 미들즈브러를 이끌었지만, 지난해 3월 경질됐다. 맨유가 그에게 2년 계약만 제시했던 사실도 장기적인 신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거론됐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전 감독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구단의 전설적인 선수라는 상징성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이끌 지도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캐릭 감독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데일리 메일은 캐릭 감독이 선수들에게 강한 자극을 주는 유형의 지도자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맨유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투지와 적극성 부족이 감독의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디에고 시메오네, 로베르토 데 제르비,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 최근 맞대결에서 마주했던 감독들과 비교했을 때 캐릭 감독의 소극적인 모습이 더욱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본머스전에서도 캐릭 감독은 대부분의 시간을 팔짱을 낀 채 보냈다. 팀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반응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캐릭 감독은 경기 후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일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것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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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시즌 3위로 마무리한 것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정말 훌륭한 성과였다. 우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야 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당시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개선할 부분과 선수단의 상태도 파악하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데일리 메일이 주목한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캐릭 감독은 팀을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작업을 알고 있었다. 그를 선임한 구단 수뇌부 역시 선수단 보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이적시장에서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체는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의 자금을 지속적으로 빼내고 있으며, 랫클리프가 주도하는 구단 운영도 이네오스가 내세웠던 최고 수준의 경영이라는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지난여름 맨유가 이적시장에서 지출한 금액은 1억 5,000만 파운드(약 2,655억 원)였다. 데일리 메일은 구단의 재건을 위해 필요한 전력 보강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투자였다고 평가했다.
맨유 팬들이 경기 도중 구단주를 향해 구단을 매각하고 떠나라고 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윌콕스 단장 역시 부실한 선수단 구성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맨유는 중원뿐 아니라 공격과 측면 수비에도 보강이 필요했다. 그러나 구단은 벤야민 세슈코와 루크 쇼의 공백을 메울 만한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두 선수가 시즌 초반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선수단의 취약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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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발레바는 10월이 돼서야 출전이 가능해졌고, 유리 틸레만스는 본머스전에서 부진한 경기력 끝에 전반전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안드레이 산투스 역시 카세미루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일리 메일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맨유에 여전히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 임시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던 랄프 랑닉은 맨유에 '심장 개복 수술'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5년이 흐른 지금도 당시 지적했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본머스전 결과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본머스는 최근 네 차례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세 차례나 3-0으로 승리했다. 나머지 한 경기도 4-4 무승부였다.
특히 세 번의 3-0 승리가 모두 다른 감독을 상대로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에릭 텐 하흐, 아모림에 이어 캐릭 감독까지 본머스에 안방에서 세 골 차 패배를 당했다.
감독은 계속 바뀌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선수단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데일리 메일은 지난 시즌 후반기 선수들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이에 따른 보너스를 얻기 위해 캐릭 감독 아래에서 적극적으로 뛰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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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불과 몇 달 전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던 페르난데스가 최근에는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으로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데스는 앞서 코모와 맞대결에서 패한 뒤 캐릭 감독의 전술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캐릭 감독은 본머스전에서 페르난데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경기 도중 네 명의 교체 선수를 투입하면서도 페르난데스는 끝내 기용하지 않았다. 어린 유망주인 셰이 레이시에게도 출전 기회를 줬지만, 주장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선택이었다.
매체는 이러한 조치가 이미 늦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018년 12월 조세 무리뉴 감독이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폴 포그바를 벤치에 앉혀뒀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맨유를 떠났다.
데일리 메일은 캐릭 감독 역시 같은 결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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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맨유가 결국 캐릭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것이지만, 구단 운영진과 선수단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 감독 교체를 거듭했다. 텐 하흐가 떠났고, 아모림도 물러났다. 이제 캐릭 감독까지 경질 위기에 놓였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반복되는 참패와 선수단의 부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감독 한 명을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캐릭 감독이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부실한 영입과 구단 운영, 선수들의 태도가 그대로라면 다음 감독도 비슷한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맨유의 위기는 감독 개인의 실패를 넘어 구단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