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롯데는 전날(9일) LG를 9-1로 잡으면서 4연패를 탈출했지만 곧바로 패했다. 이날 롯데는 LG를 끝까지 압박하면서 접전을 펼쳤다. 1-3으로 뒤지고 있던 9회 2사 2,3루에서 나승엽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3위를 포기하지 않은 LG에 조금 더 많은 행운이 따랐다.
사직구장 시즌 최종전, 롯데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까지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은 실패했지만, 홈 최종전에서의 승리는 ‘올 한 해 고생했고, 내년에는 희망을 가져보자’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수많은 홈 경기 최종전을 치러본 김태형 감독도 “이기고 인사를 하는 것과 지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리고 김태형 감독은 올해 홈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한 채 팬들 앞에 섰다. 선수단과 함께 도열한 김태형 감독은 마이크를 잡았다. 김 감독은 “열정적인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운을 뗀 뒤, “팀의 책임자인 감독으로서 3년 전 부임해서 결과를 못 만들어낸 점 약속 못 지킨 점, 진심으로 고개숙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희 선수들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모습 보인다. 열심히도 한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성원,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2024년 롯데와 3년 계약을 하고 부임한 김태형 감독. 올해 계약 마지막 해를 보냈다. 하지만 취임과 동시에 공언했던 가을야구 진출에는 3년 모두 실패했다. 5할 승률을 달성한 시즌도 없다. 지난해 8월 초까지 선두권을 위협하던 3위였지만 13연패를 속절없이 당하면서 결국 정규시즌 7위로 마무리 한 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과 롯데는 지난 3년 간 194승 223패 13무, 승률 4할6푼5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베어스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업적을 쌓은 뒤 2022년을 끝으로 두산 생활을 정리했다. 1년 간 해설위원으로 활약했고 2024년 롯데에 부임했다.
롯데도, 김태형 감독도 서로에게 많은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기대했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윈나우’ 감독을 데려왔는데 구단과 그룹은 김태형 감독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FA 영입은 한 명도 없었다. 2024년 김민성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데려왔지만 거물급 선수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지난 겨울 비시즌, 롯데는 모두가 투자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형 감독도, 그리고 구단 프런트도 모두 FA 영입 준비를 마쳤다. 나름의 우선순위들이 있었고, 김태형 감독도 FA 시장이 개장하자 나름의 물밑작업을 했다. 그런데 지원은 전무했다. FA 영입처럼 큰 돈이 들어가야 하는 사안은 결국 그룹의 승인과 지원이 필요한데, 그룹은 구단의 제안을 반려했다. 2022년 겨울,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를 영입하는데 총 17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였다. 하지만 이 투자가 실패했고 그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졌다.
구단을 컨트롤하는 롯데그룹의 실무진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아쉬움 그 이상의 감정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박준혁 단장 역시 170억원 투자 실패의 족쇄 때문에 운신의 폭이 넓지 않았다. 말 못할 고충이 심했다.

결국 그렇게 2026시즌을 시작했다. 그 어떤 전문가도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예상하지 않았다. 약팀의 전력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투자가 이뤄져도 시원치 않은 전력인데, 보강이 없었던 전력의 한계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했다. 감독의 역량으로 해결하기 힘든 영역이었다. 롯데는 이제 선택을 내려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물론 박준혁 단장까지 모두 3년의 계약기간이 끝난다. 투자를 하지 않았고, 투자를 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참작해야 할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렇지만 계약기간 내에 가을야구에 한 번도 진출을 못한 것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규시즌이 마무리 된 한화는 10일 정규시즌 최종전 대전 NC전을 앞두고 앞두고 손혁 단장과 김경문 감독이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과연 롯데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