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년 전 여름 LA 다저스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된 내야수 미겔 바르가스(26)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최강팀에서꼴찌팀으로 옮긴 바르가스는 이적 후 42경기 타율 1할대(.104)로 바닥을 쳤다. 다저스에서도 성장세가 더뎠지만 이 정도로 형편없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렇게 잊혀질 줄 알았던 유망주가 2년 만에 꼴찌팀의 중심으로 가을야구를 즐기고 있다. 2년 전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121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화이트삭스는 올해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2연승으로 제압하며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2승2패로 맞서며 마지막 5차전을 앞두고 있다.
그 중심에 올스타 3루수로 성장한 가르시아가 있다. 올 시즌 159경기 타율 2할5푼(588타수 147안타) 33홈런 93타점 101볼넷 126삼진 22도루 출루율 .363 장타율 .474 OPS .837로 잠재력이 터진 가르시아는 지난 9일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9회 포스트시즌 개인 첫 홈런을 신고하며 지면 끝인 5차전을 앞두고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0/202610101319772661_6aca30ee3ac49.jpg)
2년 전 야구를 그만뒀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다. 지난 10일 ‘MLB.com’에 따르면 바르가스는 “2024년 시즌을 마친 뒤 100% 은퇴할 생각이었다. 그해 마지막 몇 주를 남겨두고 아버지와 마주앉아 야구를 그만두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 대화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정말 힘든 순간이었다”며 “야구를 그만두지 않도록 곁에서 도와준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분명 어두운 순간이었지만 아버지의 말을 듣고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고 돌아봤다.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0/202610101319772661_6aca30eea38a8.jpg)
바르가스의 아버지도 야구 선수였다. 라자로 바르가스는 쿠바의 스타 3루수 출신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쿠바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항상 아들에게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해줬고, 힘들 때나 좋을 때나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관계다.
2년 전 24세의 나이로 은퇴 고민을 할 때 바르가스는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했다. 그는 “야구를 그만두는 것은 너무 쉬웠지만 그 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이 없었다. 야구는 내가 평생 해온 일이었고, 다른 건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그게 가장 두려웠다”며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쿠바 출신 우타 내야수로 지난 2017년 9월 다저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체결한 바르가스는 핵심 유망주로 성장하며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23년 주전 2루수로 기회를 받았지만 81경기 타율 1할대(.195)에 그친 바르가스는 2024년 7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에서 화이트삭스로 갔다. 다저스는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과 불펜투수 마이클 코펙을 받으며 유망주 바르가스를 포기했다.
![[사진] LA 다저스 시절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0/202610101319772661_6aca30ef2cd32.jpg)
화이트삭스 이적 후 42경기 타율 1할4리(135타수 14안타) 2홈런 7타점 OPS .387로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은퇴까지 고민했지만 마음을 다잡은 바르가스는 2025년 138경기 타율 2할3푼4리(504타수 118안타) 16홈런 60타점 OPS .717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올해는 첫 올스타에 선정되며 화이트삭스의 대반등을 이끌었다.
화이트삭스 동료 투수 데이비스 마틴은 “바르가스는 10타수 무안타를 치든 10타수 5안타나 8안타를 치든 변함없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 타선뿐만 아니라 라커룸에서도 든든한 존재다. 그가 프로답게 자기 일을 해내가는 모습을 보며 어린 선수들은 ‘올스타가 돼도 매일 자기 일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모두를 편안하게 해준다. 야구는 즐겁게 해야하는 게임이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르가스는 “오랫동안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이 자리에 오고, 이런 기회를 얻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순식간에 여기까지 왔다. 내가 무엇을 해냈고, 팀이 어떤 성과를 냈는지 되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시즌이 다 끝날 때쯤 앉아서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waw@osen.co.kr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미겔 바르가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0/202610101319772661_6aca30ef96f0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