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병역 혜택을 받으며 군 복무 부담 없이 20대 전성기를 향해 달릴 수 있는 탄탄한 길이 열렸지만, 문현빈의 시선은 자신의 미래에 머물지 않았다.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그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한화 이글스의 미래였다.
문현빈은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본과 결승전에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3-1 승리 및 5회 연속 금메달을 이끌었다.
전날 슈퍼라운드 중국전까지 이번 대회 5경기 타율 1할1푼8리 부진에 시달린 문현빈. 그럼에도 결승전을 맞아 선발 기회를 얻었고, 마침내 우리가 알던 문현빈이 돌아왔다. 휴식일을 반납하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성과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 나왔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다. 0-0이던 2회초 무사 2루 찬스에서 등장, 일본 좌완 선발 히구치 신을 상대로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린 뒤 포효하며 선취 득점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6회초와 9회초 안타를 추가하며 3안타 경기를 치렀다.
경기 후 만난 문현빈은 “목표였던 우승을 해서 굉장히 기쁘고 추석 연휴에 열린 한일전이었는데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라고 금메달을 따낸 소감을 전했다.
금메달을 목에 거니 그 동안의 마음고생이 떠올랐다. 조별예선 3경기에서 12타수 1안타에 그쳤던 그는 “아시안게임은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한 대회다. 내 결과가 안 좋다고 힘든 건 없었는데 내가 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 조급해졌다”라고 털어놓으며 “계속 마인드 컨트롤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같은 방을 쓰는 (이)재현이와 (김)도영이 형도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에 좌절을 안긴 히구치가 하루 휴식 후 결승전에 나올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오히려 히구치가 다시 나와 ‘땡큐’였다. 문현빈은 “히구치는 하루 휴식이라 결승전에 안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한 번 쳐봤기 때문에 더 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끼리 어떻게든 일본을 이기자고 하면서 투지를 불태웠다”라고 설명했다.

2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병역 혜택을 받은 소감도 물었다. 앞으로 걷게 될 꽃길을 꿈꿀 법도 했지만, 그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단어는 한화 이글스였다. 문현빈은 “정말 너무 기쁘다. 그런데 이제 난 한국에 돌아가서 한화 소속으로 경기 준비를 해야 한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 팬들을 위해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성숙한 마인드를 뽐냈다.
문현빈은 올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기적의 2라운드 진출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쉼없이 끝없이 달려왔다. 계속 국가대표에 뽑혔는데 항상 결과가 좋았다. 내가 그 일원에 있었다는 거 자체가 행운이다”라며 “무엇보다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라서 이렇게 함께 금메달을 딴 (노)시환이 형, (곽)빈이 형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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