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1호 홈런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KIA 타이거즈의 '슈퍼스타' 김도영은 웃지 않았다.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포를 터뜨리고도 "더 쳤어야 했다"며 자신을 먼저 돌아봤다. 정상에 오른 순간에도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김도영의 남다른 승부욕이었다.
김도영은 지난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 승부를 결정짓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6-4로 앞선 8회 2사 1,2루. 삼성 필승조 김태훈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당겼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20m. 앞선 네 타석에서 모두 범타에 그쳤던 아쉬움을 단숨에 날려버린 시즌 31호 홈런이었다.


김도영의 한 방으로 승부는 사실상 갈렸다. KIA는 삼성을 9-4로 꺾고 귀중한 승리를 챙겼고, 이범호 감독도 가장 먼저 김도영의 이름을 꺼냈다.
이범호 감독은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경기 후반까지 힘든 승부였는데 김도영이 결정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김도영은 자신의 홈런보다 앞선 네 번의 타석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상대 선발(양창섭)이 정말 잘 던졌다. 실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중요한 상황에서 제 성적만 생각하며 기분 나빠할 수는 없었다. 이전 타석은 다 잊고 마지막 타석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최근 타격감에 대한 냉정한 진단도 내렸다. 김도영은 "예전 같았으면 충분히 칠 수 있는 공인데 최근에는 몸의 반응이 조금 늦어진다는 걸 느꼈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면서 실투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31호 홈런으로 홈런 부문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만족은 없었다. 김도영은 "홈런이 더 나왔어야 했다. 계속 반성하고 있다"며 "2024년에는 제 타격폼을 완성한 상태에서 시즌을 마쳤는데 지난해에는 부상도 겹치면서 많이 헤맸다. 놓친 실투가 너무 많았다. 더 쳤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철저한 준비도 빼놓지 않는다. 최근 글러브를 냉장고에 보관한 사실이 화제가 된 그는 "여름에는 글러브가 말랑해질 수 있어서 조금 단단하게 만들려고 냉장고에 넣어뒀다"며 "글러브가 무르면 빠른 타구를 처리할 때 밀리는 느낌이 있어서 그걸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승부욕은 수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7회말 2사 만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파울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던진 그는 "타석 결과와 상관없이 이 경기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며 "1회에 많은 점수를 냈지만 계속 쫓기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닝을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홈런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놓친 타석을 돌아보고, 글러브 하나까지 세심하게 관리한다. 그리고 팀 승리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KIA가 김도영을 '슈퍼스타'라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성적 때문만은 아니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