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를링 홀란이 잉글랜드 쪽으로 공을 넘겼다.
노르웨이는 오는 12일 오전 6시(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무대는 8강이고, 얼굴은 홀란이다. 4경기 7골. 브라질을 돌려세운 노르웨이의 9번이 케인과 벨링엄이 버티는 잉글랜드 앞에 선다.
홀란은 이미 대회의 결을 바꿨다. 조별리그 이라크전과 세네갈전에서 골문을 열었고, 32강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늦은 결승골로 팀을 밀어 올렸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는 후반 막판 두 골을 몰아쳤다. 노르웨이는 2-1로 브라질을 잡았고, 세계 최강을 상대로 한 역전극은 곧바로 잉글랜드전 심리전으로 넘어갔다.

홀란은 압박을 잉글랜드에 던졌다. 잉글랜드가 우승 후보이고, 부담도 잉글랜드 선수들에게 걸려야 한다는 취지였다. 노르웨이의 우승 확률을 낮게 보면서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는 공격수는 잉글랜드 축구의 시선이 어디로 몰리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말은 가볍게 던졌지만 숫자는 무겁다. 홀란은 이번 대회 자신이 뛴 4경기에서 모두 득점했다. 노르웨이 대표팀 경쟁 경기 기준으로는 14경기 연속골, 그 기간 27골이다.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홀란에게 유독 많이 맞았다. 홀란이 픽포드 상대 유효슈팅 10개 중 7개를 골로 바꾼 기록까지 따라붙었다.
잉글랜드도 물러설 팀은 아니다. 케인은 이번 대회 6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선수의 메이저대회 6골은 게리 리네커, 케인 자신 이후 또 하나의 기록이다. 벨링엄은 멕시코전 멀티골로 잉글랜드 미드필더 월드컵 한 대회 4골 고지를 처음 밟았다. 홀란만 보는 경기는 아니다. 한쪽에는 득점 기계, 다른 한쪽에는 케인과 벨링엄이 있다.
노르웨이의 8강행은 단순한 돌풍이 아니다. 5경기에서 12골을 넣고 9골을 내줬다. 매 경기 골을 넣었고, 매 경기 실점도 했다. 잠그는 팀이 아니라 맞받아치는 팀이다. 외데가르드가 중원에서 방향을 틀고, 홀란이 박스 안 첫 접촉으로 결말을 낸다. 수비가 흔들려도 공격 한 번으로 스코어를 되돌린다.
잉글랜드는 그 속도를 끊어야 한다. 마크 게히와 에즈리 콘사, 댄 번, 존 스톤스 중 누가 홀란 앞에 서느냐에 따라 경기의 모양이 바뀐다. 홀란은 등으로 버티고, 뒤로 빠졌다가 다시 문전으로 들어간다. 센터백이 한 발 따라가면 풀백 뒤가 열린다. 한 발 물러서면 왼발 슈팅 각도가 열린다.

댄 번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홀란을 여러 차례 상대했다. 큰 키와 긴 다리, 공중볼 싸움은 분명한 무기다. 콘사는 애스턴 빌라 시절 홀란을 낮은 기대득점으로 묶은 경험이 있다. 게히는 더 빠르고, 스톤스는 맨시티 시절 홀란의 움직임을 안다. 투헬의 선택은 단순한 선발표가 아니라 노르웨이 공격의 첫 단추를 어디에서 끊을지에 대한 답이다.
잉글랜드의 공격도 계산이 있다. 케인은 내려와 공을 받고, 벨링엄은 그 빈칸으로 올라간다. 사카가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접으면 노르웨이 수비는 두 갈래로 찢어진다. 문제는 잉글랜드가 앞서갈 때보다 밀릴 때다. 홀란에게 한 번 맞으면 경기 계획은 종이처럼 접힌다. 브라질도 그 한 번을 막지 못했다.
개인 서사도 겹쳤다. 홀란은 리즈에서 태어났고, 잉글랜드에서 클럽 축구를 한다. 상대 라커룸에는 리그에서 부딪친 얼굴들이 있다. 그는 특별한 경기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노르웨이 팬들에게도 낯선 높이다. 브라질을 꺾은 밤의 함성은 이제 마이애미의 열기와 잉글랜드의 무게로 이어진다.
잉글랜드가 버티면 우승 후보의 길이 열린다. 노르웨이가 먼저 때리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마이애미의 더위, 짧아지는 회복 시간, 한 번의 세트피스까지 모두 홀란에게 먹잇감이 된다. 노르웨이가 또 터지면 홀란의 월드컵은 신화 쪽으로 간다. 숫자는 이미 충분하다. 4경기 7골, 브라질전 멀티골, 잉글랜드전 8강. 홀란은 웃으며 부담을 넘겼고, 잉글랜드는 그 부담을 자기 골문 앞에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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