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 7년간 이어온 맛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소박하지만 위대한 동네 밥상의 가치를 전해온 프로그램은, 허영만 화백의 건강 문제로 잠시 쉼표를 찍게 됐다.
‘백반기행’ 측은 앞서 허영만의 건강 문제로 시즌1을 마무리한다고 알렸다. 허영만 측 역시 “최근 허영만 화백에게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 현재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곧 여든을 앞둔 허영만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정이었다.


제작진 또한 오랜 시간 쉼 없이 달려온 허영만의 건강 회복을 위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백반기행’ 시즌1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기로 뜻을 모았다. 대신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019년부터 2026년까지 7년간의 맛과 감동의 여정을 총망라한 스페셜 편을 준비했다.
21일 방송된 TV조선 '백반기행' 마지막 회는 ‘우리가 사랑한 백반, 7년의 맛있는 기록’ 특집으로 꾸며졌다. 예산 고깃집부터 원주 옹심이 식당까지, 지난 7년간 ‘백반기행’과 함께한 수많은 인연들이 다시 화면에 등장했다. 식당 사장들은 “허영만 선생님이 방문하셨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다”, “많은 분들께 우리 음식을 알릴 수 있어 특별한 추억이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방송은 숫자로도 ‘백반기행’의 시간을 되짚었다. 2019년부터 2026년까지, 무려 7년 동안 2131개의 밥상을 소개했고 365명의 게스트와 함께 전국 팔도의 맛을 찾아 나섰다. 화려한 미식보다 한 끼에 담긴 삶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백반기행’의 중심에는 언제나 허영만이 있었다. ‘식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직접 발로 뛰며 한국의 맛을 찾은 허영만은 백발의 만화가이자 가장 성실한 식도락가였다. 전국을 누비며 밥상 앞에 앉아 이야기를 듣고, 음식을 맛보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백반기행’의 정체성이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오래 기억에 남는 한 끼, 그리고 그 밥상을 차려낸 사람들의 진심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이었다.

방송 말미에는 “2609일의 시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7년여의 시간이었다. 식객 허영만 선생님의 쾌유를 빕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해 뭉클함을 더했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 한 줄은 단순한 종영 인사를 넘어, 허영만을 향한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걱정과 응원을 함께 담아냈다.
빠르게 소비되는 맛집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백반기행’은 달랐다. 한 사람의 손맛과 한 동네의 시간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단순한 음식 정보가 아니라 밥상에 담긴 삶의 결을 기록해왔다. 그래서 ‘백반기행’의 종료는 단순한 프로그램 종영 이상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7년간 전국을 누비며 맛의 기록을 써 내려간 ‘백반기행’은 잠시 멈추지만, 그 시간 동안 남긴 온기와 진심은 오래 기억될 전망이다. /ssu08185@osen.co.kr
[사진] ‘백반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