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타하지마!’ 조명 소등해 키움 선수들 쫓아낸 공단, 갑질 논란 한두 번이 아니다…이제는 갑을관계 청산할까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6.05.29 05: 41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을 운영·관리하고 있는 서울시설공단의 도넘은 갑질이 구설수에 올랐다. 키움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공단과 더 건설적인 관계를 맺기를 기대했다. 
키움은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5로 패해 3연패에 빠졌다. 이날 키움 타선은 산발 5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올 시즌 키움은 팀 타율(.232), 득점(177), 홈런(28), OPS(.628) 등 주요 타격지표에서 모두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김태완 타격코치가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해 이용규 플레잉코치가 타격코치 역할을 맡고 강병식 수석코치가 타격 총괄을 맡는 등 타격 코칭스태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불 꺼진 고척스카이돔. /OSEN DB

타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키움 코칭스태프는 이날 경기 종료 후 특타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훈련을 위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설공단은 조명을 소등해버렸다. 키움은 아직 대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대관 시간(오후 11시)까지만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의사를 타진했지만 공단은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키움 선수들은 훈련을 하지 못했다. 공단은 선수들이 철수하자 다시 조명을 켜고 그라운드 정비를 진행했다. 고척돔을 소등한 것이 기술적 문제 등이 아니라 선수들을 그라운드에서 쫓아내기 위해서라는 것이 분명해진 것이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6번째 맞대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KIA는 3연전 싹쓸이와 함께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시즌 28승 1무 22패를 기록했다. 반면 5연패 늪에 빠진 키움은 20승 1무 31패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키움 선수들이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2026.05.28 / jpnews@osen.co.kr
이 사건이 알려지자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수 많은 팬들이 서울시설공단에 민원을 넣기 시작했고 사건이 공론화되기 시작하자 공단도 해명에 나섰다. 그동안 키움 선수단이 경기 후 추가 훈련을 할 때 하루 전 사전 요청을 받아 훈련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야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팬들은 이 해명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 ‘특타’는 말 그대로 ‘특별 타격 훈련’의 줄임말로 경기 상황이나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당일 훈련 여부가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루 전에 특타를 하겠다고 예고를 하고 훈련을 하는 프로야구 팀은 없다. 
또한 공단은 규정에 따라 대관 시간이 남아 있는 키움 선수단을 쫓아냈다고 해명했지만 고척돔의 운영 수칙의 근거가 되는 ‘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대관 시간이 남아있는 사용자를 쫓아낼 수 있는 규정은 없다. 공단이 조례를 무리하게 해석했다는 논란 또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건이 크게 불거지면서 과거 공단의 관계자들이 고척돔을 사유화 한 여러 사건들이 재조명됐다. 가장 크게 조명된 것은 지난해 11월 고척돔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훈련 당시 공단 직원이 지인을 동반해 관계자 외에 출입할 수 없는 더그아웃을 출입한 사건이다. 
공단은 해당 사건에 대해 “공단은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2025년 12월 관련 직원에게 신분상 경고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아울러 소속 부서에는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 및 방문자 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 /OSEN DB
그렇지만 해당 사건은 당시 공단 직원과 지인이 무단으로 더그아웃을 침입한 것을 KBO 관계자가 적발하면서 잘 알려졌을 뿐 공단 직원들과 지인들이 고척돔에서 열리는 경기, 이벤트 등 때 무단으로 고척돔을 드나드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 겨울 열린 프로야구선수들의 자선 경기에서도 공단 직원이 몰래 기자실 등에 들어와 경기를 보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밖에 공단은 키움 구단에 신발 관련 규정 등 자잘한 규정까지 언급하며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게 끊임없는 지적과 시정요구를 하는 등 사실상 구단에 적대적인 모습을 공공연하게 보여왔다. 고척돔의 세입자라고 할 수 있은 키움은 ‘을’의 입장으로 공단의 ‘갑질’에 대처하는 것이 어려웠다. 
반대로 공단이 고척돔을 그동안 완벽하게 관리했는지에는 의문이 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과거 키움에서 뛰었을 때 훈련 전 그라운드에서 나사나 못을 줍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었다. 최근 고척돔 시설이 크게 개선됐지만 KBO리그 선수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2024년 3월 개최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 시리즈를 위한 것이었다. 오랫동안 고척돔 개선 사항을 얘기했던 KBO리그 선수들은 서울 시리즈를 계기로 달라진 고척돔을 보고 씁쓸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단은 키움 구단에 협의를 요청했고 앞으로 소통 창구를 늘려가기로 합의했다. 키움 관계자는 “서로 입장차가 있었지만 앞으로 대화를 하며 의견을 좁혀가기로 했다. 경기 후 훈련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갑과 을의 관계였던 서울시설공단과 키움 히어로즈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건설적인 동반자 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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