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아버지였다"..최불암, 평생 '서민의 벗'으로..따뜻한 선행 뭉클 ('파하, 최불암입니다')[어저께TV]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6.05.13 06: 17

<방송 시청 후 작성된 리뷰 기사입니다.>
 한국 드라마의 산 역사이자, 한국 현대사를 연기로 품어온 배우 최불암. 프로그램은 국민 배우를 넘어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불렸던 그의 삶과 철학을 조명했다.
12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에서는 배우 최불암의 두 번째 이야기가 전해지며 깊은 울림을 안겼다.

이날 최불암은 수많은 작품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었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공개돼 먹먹함을 더했다.최불암은 과거 인터뷰에서 “진실하게 인간 본질을 내놓으려고 했던 게 내 각오였다”고 말한 바 있다.하지만 그가 8살 되던 해 부친은 세상을 떠났고, 실제로 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은 3년도 채 되지 않았다고. 남은 것은 아버지 사진 한 장뿐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평생 아버지를 연기하면서도 늘 마음속 그리움을 담아냈다.최불암은 “아버지 역할은 무조건 했다”며 “내가 그리워했던 아버지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이어 “세상이 말하는 아버지 역할을 할 때마다 늘 그리운 아버지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아버지 없이 살아온 배우가, 오히려 가장 따뜻한 아버지의 얼굴을 연기해냈던 셈이다.
프로그램은 최불암만의 독특한 연기 세계도 조명했다.그는 젊은 시절부터 실제 나이보다 훨씬 많은 노인 역할을 맡아왔고, 실제로 자신보다 세 살 많은 故 신성일의 작은아버지 역, 다섯 살 많은 故 이순재의 아버지 역까지 연기했다.그 비결에 대해 최불암은 생전 “노인은 아름답다. 그들의 입장을 존중하고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외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노인의 삶과 감정을 관찰했던 경험 역시 그의 연기에 큰 밑거름이 됐다.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그것이 바로 최불암 연기의 힘이었다.
특히 ‘전원일기’ 속 금동이 이야기 역시 다시 언급됐다.극 중 금동이는 입양한 아들이었고, 최불암은 마음으로 아이를 품는 아버지를 연기해 큰 찬사를 받았다.하지만 최불암은 오히려 그 역할을 하며 “양심에 걸렸다”고 말했다.그는 “작가의 필끝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현실에도 금동이 같은 아이들이 있지 않나. 진짜 도움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 생각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다.최불암은 이후 어린이 후원 활동을 이어갔고, 배우 김혜자를 비롯한 ‘전원일기’ 출연진들까지 함께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후원하며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으로 번졌다. 이른바 ‘최불암 효과’였다.최불암은 자신을 두고 “사람들 곁에서 대신 울어주는 광대”라고 표현하기도.
그리고 실제로 그는 연기를 넘어 사회 곳곳에서 약한 이들의 편에 섰다.1980년대 중반, 실종 아동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을 당시 최불암은 경찰청과 연계해 관련 프로그램 기획에 힘을 보탰고, 미아 찾기 특별 생방송에도 출연했다. 그 방송을 통해 실제로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다시 만나기도 했다.
또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기부 방송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선한 영향력을 이어갔다.후배들은 그런 최불암을 두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을 꿈꾸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한때 비행을 저질렀던 소년원 아이들을 직접 만나 변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했고, 더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위해 정치에도 뛰어들었다.최불암은 이주일, 이순재 등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특히 청소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마음은 이후에도 계속됐다.그는 ‘최불암의 BULL’ 연습실을 설립하고 ‘학교 밖 청소년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사회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직접 연기 선생님 역할까지 맡았다.1996년 다시 안방극장과 무대로 돌아온 최불암은 “배부른 삶보다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낭만으로 남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란 단지 역할을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이라는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존재.최불암은 자신의 연기와 삶으로 그 말을 증명해냈다.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서민의 벗이 되어주며, 모두의 아버지로 살아온 배우 최불암.후배들과 시청자들이 그를 향해 “진정한 광대”, “우리 시대의 어른”이라고 입을 모은 이유다.  /ssu08185@osen.co.kr
[사진] ‘파하, 최불암입니다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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