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나 안 나갈 건데?" 하루 만에 끝내 사임..."개혁 신호탄" 이탈리아, 축구협회장 교체 확정! '3연속 월드컵 탈락' 후폭풍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4.03 08: 01

사상 첫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는 월드컵에도 이탈리아의 자리는 없었다. 그 후폭풍으로 이탈리아축구협회장도 물러나게 됐다.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회장이 사임했다. 오는 6월 22일 신임 회장 선거를 실시한다"라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를 책임지고 떠나는 것. FIGC는 "이날 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그라비나 회장은 각 연맹 대표들에게 자신의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2025년 2월부터 맡아온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오는 6월 22일 로마에서 FIGC 임시 선거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알렸다"라고 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수석 부회장도 맡고 있는 그라비나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쭉 FIGC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UEFA 유로 2020 우승이라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지만, 남자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도 예선 탈락하면서 회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탈리아는 지난 1일(한국시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제니차의 빌리노 폴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A 결승전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이탈리아는 전반 15분 모이세 킨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본선행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전반 막판 센터백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무모한 백태클로 퇴장당했고, 후반 34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탈리아는 이후 버티고 버티며 승부차기로 향했지만, 1번 키커 프란체스코 피오 에스포지토와 3번 키커 브라얀 크리스탄테가 실축하면서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탈리아는 사상 첫 48개국 체제에서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3연속 월드컵 예선 탈락. 이탈리아는 월드컵 4회 우승(1934년, 1938년, 1982년, 2006년)에 빛나는 전토의 강호지만,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6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을 경질하고, 젠나로 가투소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소용없었다. 
월드컵 우승국 중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한 나라는 이탈리아가 최초다. 경기 후 가투소 감독은 "나라 전체와 축구계에 있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큰 충격이다.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러자 이탈리아 전역이 분노에 휩싸였다. 12년 연속 월드컵 진출 실패의 여파가 하원까지 번지며 정치적 논쟁으로 확대됐다. 여러 정치인들은 이탈리아 축구 재건이 필요하다며 그라비나 협회장의 사퇴가 신호탄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안드레아 아보디 스포츠부 장관도 공개적으로 FIGC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이 사태를 수동적으로 지켜볼 수 없다. 정부 내에선 이탈리아 축구 개혁과 재건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라며, 이탈리아 축구 재건과 함께 이탈리아 축구협회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명확히 밝혔다. 
다만 그라비나 회장은 바로 물러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는 보스니아전 직후 "가투소 감독과 잔루이지 부폰 단장에게 잔류를 요청했다"라며 "기술적인 측면이 우선이다. 정치적 측면은 다음 주 연방 평의회 회의가 있을 예정이다. 사임 요구가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런 요구에 익숙하다. 난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정부까지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그라비나 회장이 버티긴 어려웠고, 그는 결국 즉각 사임을 선언했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6월까지는 기존 집행부가 임시로 FIGC를 지휘할 예정이다.
다만 후폭풍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라비나 회장은 곧 청문회에도 참석해야 한다. FIGC는 "그라비나 회장은 각 구성 단체들이 공개적·비공개적으로 보여준 지지와 연대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그는 4월 8일 오전 11시, 이탈리아 하원 문화·과학·교육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이탈리아 축구의 현 상황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고 덧붙였다.
그라비나 회장은 청문회에서 이탈리아 축구의 강점과 약점을 최대한 철저하고 종합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며 보스니아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제기했던 주요 문제들도 다시 다룰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라비나 회장뿐만 아니라 부폰도 디렉터직을 내려놨다. 가투소 감독도 곧 이탈리아 대표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디 마르지오'에 따르면 차기 사령탑 후보로는 각각 나폴리와 AC 밀란을 이끌고 있는 안토니오 콘테와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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