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안현모가 음악 평론가 김영대의 마지막 길에 대해 들려주며 깊은 애도를 전했다.
안현모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이런 말을 내 입으로 하게 될 날이 올 줄, 더군다나 이렇게 일찍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라며 발인을 마친 고 김영대를 추모했다. 그는 “지금쯤이면 벌써 하늘나라에 도착해 맛있는 것 먹고 있을 테니 믿기지 않아도 해야겠죠”라며 믿기 힘든 이별의 슬픔을 담담히 털어놨다.
이어 고인을 향한 기억을 한 자 한 자 꺼내놓았다. 안현모는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고 편견 없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상대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 멋지고 유쾌하고 존경스런 친구”라며 “낯가림이 심한 내가 어른이 되어 만났음에도 어릴 적 동창처럼 나이도 성별도 잊고 음악 이야기, 영화 이야기, 작은 고민부터 터무니없는 상상까지 미주알고주알 나눌 수 있었던 나의 절친”이라고 회상했다.

특히 가족을 향한 고인의 애정을 강조했다. 그는 “늘 아내와 아이들 이야기에 신나했고, 올해도 매년 지켜오던 크리스마스 전통대로 가장 좋아하던 영화 ‘패밀리맨’을 사랑하는 딸과 함께 마지막으로 보고 눈을 감은 진정한 패밀리맨”이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알았던 아버지이자 남편, 아들이자 오빠였던 영대님”이라고 덧붙였다.
안현모는 고인의 업적 또한 잊지 않았다. 그는 “대중문화 평론과 소통에서 독보적이었던 음악평론가이자 작가”라며 “앞으로도 우리에게 보여주고 들려줄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았는데…”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천국에서 보고 싶었던 사람들에 둘러싸여 천상의 음악을 마음껏 들으며, 우리 모두 다시 만나는 그날 그동안의 이야기를 전부 들려달라”고 기원했다.
끝으로 “항상 나를 베프라고 불러줬지만 부족하기만 했던 나를 진심으로 반성하며, 고 김영대를 영원히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추모하겠다. 아무 걱정 없이 평온히 잠들길…”이라며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남겼다.
한편 김영대는 지난 24일 세상을 떠났다.
1977년생인 김영대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미국 워싱턴 대학교 음악학(Ethnomusicology)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0년대 중반 PC통신 나우누리·천리안에서 음악 관련 글을 쓰며 활동 시작, 대중음악 평론가이자 방송 패널,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동하며 음악 팬들과 꾸준히 소통해 왔다. 깊이 있는 분석과 명료한 언어로 K-POP을 비롯한 대중음악의 흐름을 짚어 ‘국가대표 K-POP 평론가’로 불렸다.
그는 미국 매체 'Vulture(벌처)', MTV 공식 채널 등에 음악 칼럼을 기고했고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MAMA AWARDS 심사위원 등을 맡으며 음악 산업 전반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히 팟캐스트 ‘롤링팟’을 통해 아티스트, 장르, 산업의 맥락을 입체적으로 풀어내며 청취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각종 방송과 강연을 통해 음악 평론의 문턱을 낮춤과 동시에 해외 언론이 가장 신뢰하는 K팝 평론가로도 자리매김했다.
2012년 싸이 ‘강남스타일’ 글로벌 히트 이후 K-POP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해 국내 언론에 소개했고 2017년 BTS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첫 수상,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첫 공연 당시 깊이 있고 날카로운 해석과 설명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진 불과 며칠 전까지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 했고 사망 수 시간 전에도 고정 출연 중이던 AMPLIFIED 팟캐스트 방송분을 공개해 비보가 믿기지 않고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더욱이 고인은 24일 자신의 계정에 "'더 송라이터스'가 교보문고 오늘의 선택에 선정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송라이터스 #문학동네 #교보문고 #오늘의선택"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더 송라이터스'는 김영대 평론가가 집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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