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한국을 향해 손짓한다" 안세영+김원호-서승재, 월드투어 파이널서 '11관왕' 도전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2.16 09: 00

시즌의 끝자락에서 한국 배드민턴이 다시 한 번 역사의 문 앞에 섰다. BWF 월드 투어의 정점인 파이널 무대가 안세영, 그리고 김원호-서승재 조에게 '대기록 완성의 장소'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남자 복식 세계 1위 김원호-서승재는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5 HSBC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 나선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이 대회에서 두 종목 모두 새로운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BWF는 이번 대회를 두고 "기록과 최초가 교차하는 결승 무대"라고 표현했다. 시즌 초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질 수 있으며, 오랜 기간 이어진 기록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시선의 중심은 단연 안세영이다. BWF는 "안세영이 우승할 경우 단식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에 도달하게 된다. 준결승 진출만으로도 단일 시즌 최고 승률 신기록을 확보한다"라고 전했다. 이미 숫자만으로도 압도적이다.
안세영은 올 시즌 국제대회에서 10차례 정상에 오르며 월드투어 랭킹 1위를 지켰다.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인도, 유럽, 일본, 중국, 호주까지 투어 무대를 장악했다. 2023년 자신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9회)을 다시 썼고, 시즌 전적은 68승 4패다.
승률 역시 이례적이다. 단식 최정상으로 불리던 린단, 리총웨이, 모모타 겐토의 전성기 기록을 모두 넘어서는 수치다. 여자 단식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제 남은 퍼즐은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이다. 안세영은 과거 이 대회에서 아직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22년 조별리그 탈락, 이후 두 시즌은 4강에서 멈췄다. 이번에 우승한다면 4년 만의 파이널 정상과 함께 시즌 11관왕이라는 상징적인 결실을 동시에 거두게 된다.
남자 복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 김원호-서승재 조는 파이널 우승 시 시즌 11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이는 월드투어 체제 기준 남자 복식 단일 시즌 최다 우승 신기록이다. 서승재 개인으로는 한 시즌 12관왕도 가능하다.
두 선수는 올해 1월 재결합한 뒤 말레이시아 오픈부터 세계선수권, 코리아 오픈까지 연속으로 정상에 섰다. 복식 한 시즌 10승은 2018년 월드투어 출범 이후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총 조만이 달성했던 기록이다. 남자 복식만 놓고 보면 37년 만의 대기록이다.
BWF는 "김원호와 서승재는 이미 역사의 경계선을 넘어섰다. 트로피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파이널 조 편성도 공개됐다. 안세영은 야마구치 아카네, 미야자키 도모카, 푸트리 와르다니와 함께 여자 단식 A조에 속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야마구치와 조별리그부터 맞붙는다.
김원호-서승재 조 역시 만웨이총-티 카이 아운, 사바르·모 레자 조, 치우샹치에-왕치린과 A조에서 경쟁한다.
시즌의 마지막 무대에서 두 개의 새로운 역사가 동시에 탄생할 수 있는 상황. BWF는 "한국을 향해 역사가 손짓하고 있다"며 이번 파이널을 주목했다. 이제 남은 건 항저우에서의 5일, 그리고 그 끝에 남을 기록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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