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PSG)을 향한 프랑스 현지의 시선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 메스 원정에서 또 한 번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음에도, 여전히 ‘주전’이 아닌 ‘체력 포션’처럼 활용되는 현실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13일(한국시간) 프랑스 메스의 스타드 생생에서 열린 리그1 원정 경기에서 최하위 메스를 상대로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2025년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단 PSG였지만, 경기 내용은 결코 챔피언답지 않았다. 경기 막판 연속 실점 위기를 맞으며 자칫 승점을 놓칠 뻔했다.


이날 PSG를 구한 것은 베테랑이 아닌 젊은 선수들이었다. 이브라힘 음바예, 캉탱 은드잔투 등 신예들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반면 이름값 높은 일부 핵심 자원들은 무거운 몸놀림으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 흐름 속에서 이강인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전반 초반 나온 선제골 장면이 상징적이다.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 라인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패스를 찔러 넣었고, 곤살루 하무스가 이를 마무리하며 PSG에 리드를 안겼다. 단순한 도움 이상의 의미였다. 답답하던 공격 흐름을 단번에 바꾼 장면이었다.

프랑스 현지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프랑스 매체 ‘풋01’은 15일 보도에서 “메스 원정에서 PSG를 살린 선수 중 한 명은 이강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RMC 라디오 ‘애프터 풋(After Foot)’에 출연한 해설가 왈리드 아셰르슈르의 발언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아셰르슈르는 “이강인은 시즌 초반부터 PSG 오른쪽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수”라며 “문제는 대부분의 공격수들이 왼쪽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크바라츠헬리아, 바르콜라, 음바예 모두 오른쪽에서는 움직임이 둔해진다. 결국 가장 자연스럽게 해내는 선수는 이강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이강인은 왼발 크로스 감각이 뛰어나고, 라모스를 향해 찔러주는 패스는 경기 흐름 속에서 나오는 진짜 킬패스”라며 “솔직히 말해 몇 년 전까진 존재감 없는 ‘플레인 요거트’ 같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선발 기용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그럼에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여전히 냉정하다. 이강인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일정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UCL 아슬레틱 빌바오전에서는 선발로 쓰지 않고 무승부에 그쳤다가 최하위 메스전에서 선발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지에서는 “결국 이강인을 체력 포션처럼 쓰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고정 자원처럼 기용되는 상황에서, 경기 영향력만 놓고 보면 이강인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물론 경쟁은 쉽지 않다.

우스만 뎀벨레가 복귀를 앞두고 있고, 데지레 두에까지 가세하며 공격진은 이미 포화 상태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더 아래 위치, 즉 미드필더 3선에서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메스전처럼 공격이 막힐 때마다 해법을 제시하는 선수가 이강인이라는 점은 분명해지고 있다.
메스 원정은 이강인에게 또 하나의 증명 무대였다. 이제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흐비차와 바르콜라보다 잘하는 날도 많은 이강인을 계속 ‘카드’로만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진짜 주전 경쟁의 문을 열 것인지. 선택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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