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유틸리티 부문’이 신설된다면, 프로야구 LG 트윈스 구본혁이 가장 수혜자가 될까.
차명석 LG 단장은 최근 LG팬들과 함께 한 ‘통합 우승 기념, 팬과 함께 하는 맥주 파티’ 도중 토크 콘서트에서 ‘팀에서 빛과 소금 구본혁 선수를 위해 골든글러브 유틸리티상 신설해주세요’라는 팬의 질문을 받았다.
차 단장은 "KBO에 유틸리티 부문 신설을 정식으로 요청할 생각이다. 메이저리그에도 있기 때문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감독상을 신설했는데 LG가 추천 안건으로 올려서 통과가 된 거다. 이번에는 골든글러브 유틸리티 부문도 KBO에 건의해서 10개 구단이 한 번 의논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구본혁은 올 시즌 13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343타수 98안타) 1홈런 38타점 41득점 10도루 OPS .717을 기록했다.
수비가 뛰어난 구본혁은 1루를 제외하고 내야 전 포지션에서 소금 같은 활약을 했다. 2루수로 220⅔이닝, 3루수로 328⅔이닝, 유격수로 315이닝을 뛰면서 총 864⅓이닝을 소화했다. 오지환 부상 때 유격수, 문보경이 1루수로 뛸 때 3루수, 신민재가 2군에 내려갔을 때는 2루수를 빈틈없이 메웠다. 시즌 막판 좌익수로도 출장해 16이닝을 뛰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오스틴이 허리 잔부상으로 지명타자로 출장하면서, 구본혁이 5경기 모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구본혁은 KBO 수비상에서 3루수 부문 2위를 차지했지만, 골든글러브에서는 후보로도 오르지 못했다. 골든글러브는 야수의 경우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경기수X5이닝) 이상 수비를 출장해야 후보 자격이 되기 때문이다. 주전 못지 않게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능력을 지닌 선수는 인정받지 못한다.
차명석 단장이 골든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신설을 KBO에 건의하겠다고 밝혀 향후 유틸리티 부문이 생길지 주목된다. 메이저리그는 2022년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이 추가됐다.


구본혁과 같이 여러 포지션에서 뛰면서 기여한 선수들이 팀 마다 있다.
KIA 김규성은 2루수로 79경기 301⅔이닝, 3루수로 31경기 109⅔이닝, 유격수로 25경기 119⅓이닝, 1루수로 7경기 23이닝을 뛰었다. 롯데 고승민은 1루수로 45경기 299이닝, 2루수로 60경기 449⅓이닝, 우익수로 22경기 165⅔이닝, 좌익수로 2경기 10이닝을 소화했다.
KT 황재균은 1루수 79경기 561⅔이닝, 3루수로 38경기 271⅔이닝, 2루수 3경기 11이닝, 유격수 1경기 1이닝을 소화했다. SSG 오태곤은 1루수 58경기 178⅓이닝, 좌익수 25경기 139이닝, 우익수 21경기 95⅔이닝, 중견수 12경기 49이닝 출장했다.
두산 이유찬은 유격수로 67경기 541이닝, 2루수로 11경기 64이닝, 3루수로 3경기 2⅔이닝, 좌익수로 7경기 40이닝, 중견수로 3경기 17이닝, 우익수로 3경기 13이닝 등 내외야 6개 포지션을 출장했다.
한화 이도윤은 2루수로 64경기 380⅔이닝, 유격수로 43경기 195⅔이닝, 3루수로 7경기 24이닝, 1루수로 4경기 5이닝을 소화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