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 중이다. 멈추는 대신, 더 배우는 길을 택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좌완 임정호(36)는 최근 자비를 들여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지난해 일본 지바현 이치카와의 ‘넥스트 베이스’를 찾았던 그는 올해는 미국 샬럿의 ‘스레드 애슬레틱’을 찾아 새로운 자극을 받고 돌아왔다.
지난 28일 NC 퓨처스팀 캠프가 차려진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임정호는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며 “시간이 나면 사설 아카데미를 찾아 이것저것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접하는 정보와 현장에서 직접 체득하는 경험의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유튜브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훈련을 볼 수는 있지만, 제대로 보고 배우는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임정호는 “결국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꾸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미국과 일본의 훈련 시스템, 데이터 기반 트레이닝을 경험하며 자신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했다.
지난해 성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31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4.82. 그는 “감독님께서 불러주셨는데도 기대에 못 미쳤다.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며 “올 시즌에는 팀이 필요할 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2013년 데뷔 후 줄곧 NC에서만 뛴 그는 지난해까지 통산 96홀드를 기록 중이다. 구단 최초 100홀드 달성까지 단 4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구단 최초 100홀드를 달성한다면 정말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아직도 선수로 뛰는 게 신기한데 그런 기록까지 세운다면 더 특별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다”.

팀 목표는 분명하다.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 첫 번째”라는 그는 김경태 투수코치의 말을 전했다. “‘감독님께 우승팀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선사해드리자’고 하셨다. 그 목표에 힘이 되고 싶다”고.
개인적인 목표는 조금 특별하다. 과거 NC에서 함께 뛰었던 LG 트윈스 투수 김진성(41)보다 오래 던지는 것.
김진성은 지난 2022년부터 LG에서 활약하며 93홀드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부터 3년 연속 20홀드 이상 거뒀고 지난해 33홀드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LG는 김진성과 2+1년 최대 16억 원(연봉 13억 5000만 원, 인센티브 2억 5000만 원)의 조건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임정호는 “진성이 형이 다년 계약을 하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형보다 오래 하는 게 목표”라고 웃었다. 이어 “진성이 형은 정말 노력하는 선수다. 제 노력은 형에 비하면 반도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같은 선수로서 정말 멋지다”며 존경을 드러냈다.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배움을 택하는 이유. 임정호의 커리어는 아직 진행형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