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0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역전에 재역전이 이어진 명승부의 끝, 마지막에 웃은 건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26일 열린 제79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 결승전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풀매치 접전이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대한항공 쪽이었다. 1매치에 나선 신유빈이 김나영을 3-0으로 완파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포스코도 만만치 않았다. 2매치에서 유한나가 이은혜를 꺾으며 균형을 맞췄다.

3매치에서는 파란이 일었다. 포스코의 주니어 유예린이 대한항공 최효주를 잡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올 시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왼손 귀화 에이스 최효주를 상대로 ‘유남규 2세’ 유예린은 과감한 플레이로 판을 흔들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절대 에이스’가 있었다. 신유빈이 다시 등장한 4매치. 유한나와 풀게임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신유빈의 집중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5매치로 향했다. 이은혜와 김나영이 팀 운명을 걸고 맞붙었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팀에서도 함께 훈련한 사이.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승부였다. 스코어는 내내 엎치락뒤치락. 마지막 5게임 듀스, 그리고 다시 듀스. 극한의 긴장감 속에서 이은혜가 상대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냈다. 김나영의 마지막 리턴이 네트에 걸리는 순간, 이은혜는 코트에 주저앉아 두 손을 모았다. 팀 우승을 완성한 결정적 승리였다.
대한항공은 여자 프로탁구를 대표하는 전통 강호다. 종합선수권 단체전 통산 13번째 우승. 2007년 61회 대회부터 2013년 67회 대회까지 7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팀이지만, 이후 한동안 정상과 인연이 없었다. 마지막 우승은 2015년 69회 대회. 이번 우승으로 무려 10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전력상 우승 후보로 꼽히긴 했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전날 삼성생명과의 4강전도 난타전 끝에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4강전 5매치를 책임졌던 이은혜는 결승 마지막 매치에서도 마침표를 찍으며 ‘해결사’ 역할을 완수했다.

주세혁 감독은 “오랜 시간 고생한 양 팀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다고 말하고 싶다. 대한항공이 정말 오랜만에 우승했는데 선수, 지도자, 프런트가 힘을 합쳐 만든 결과”라며 “조원태 구단주님과 권혁삼 단장님께도 감사드린다.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해 회사와 탁구계, 국가에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 감독은 이번 우승 공로로 우수지도자상도 받았다.
대한항공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결승 멤버는 아니었지만 팀의 주니어 에이스 박가현이 여자단식 결승에 진출해 있다. 27일 삼성생명 주천희와 개인전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대회는 여자단식 결승과 한국거래소-세아의 남자단체 결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마지막 날 빅매치는 MBC SPORTS+와 대한탁구협회 유튜브 채널(KTTA TV)을 통해 중계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