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복귀 가능성이 열리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그레이트 파크 베이스볼 컴플렉스(Great Park Baseball Complex)에 불펜에서 투구했다. 이범호 감독과 손승락 수석코치, 정재훈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볍게 볼을 뿌렸다. 구속을 측정하지 않고 밸런스를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캠프 첫 날부터 불펜에 들어갔다는 점 자체가 긍정적인 요소이다. 재활 프로그램 가운데 단계별 피칭 훈련에 들어갔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그럼에도 서두르지 않고 최대한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빠른 복귀 보다는 완벽한 복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작년 팔꿈치 부상으로 4경기만에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재활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피칭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범호 감독과 코치진은 수술을 권유했다. 장기적으로는 팔꿈치 이슈를 말끔하게 해소하는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이의리가 고민끝에 수용해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상이었다. 2021시즌 1차 지명자로 스프링캠프부터 슈퍼루키로 인정받아 선발진에 입성했다. 도쿄올림픽 대표로 발탁되는 영광도 누렸다. 2022시즌과 2023시즌은 2년 연속 10승을 따내는 등 차세대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규정이닝과 함께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도전했으나 뜻하지 않는 부상에 주저앉았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이의리가 빠진 자리는 황동하가 바통을 이어 제몫을 해주었다. 열심히 응원하면서 꾸준히 치료에 전념했고 비시즌 기간 중에 캐치볼을 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이의리는 "복귀 등판하면 초구 155km를 던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만큼 건강한 몸을 되찾아 예전처럼 150km짜리 강속구를 뿌리겠다는 의지였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가 복귀하면 바로 선발투수로 기용할 예정이다. 현재 KIA 선발진은 풍부해졌다.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의 외인투수에 양현종 윤영철까지 4선발이 확정됐다. 5선발 자리를 놓고 선발투수로 성장한 황동하 김도현과 신인 김태형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의리가 복귀하면 기존 선발투수를 예비군이자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디펜딩 챔프 KIA는 작년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마운드, 공격력 모두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장기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투수진도 풍부하다. 이의리가 복귀하면 그 힘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 이의리가 캠프 첫 날부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