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2년차 좌완 투수 유망주 황준서(20)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지 못했다.
22일 1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멜버른으로 떠나는 한화는 출국 하루 전인 21일 선수단 명단을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9명, 트레이닝코치 6명, 선수 45명 등 총 61명 대규모로 꾸려진 이번 1차 캠프는 오는 25일 본격 시작해 내달 19일까지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진행된다. 선수 규모는 현재까지 캠프 명단을 발표한 6개팀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번 캠프에는 FA로 합류한 엄상백, 심우준을 비롯해 2025년 신인 투수 정우주, 권민규, 박부성, 포수 한지윤, 내야수 이승현, 외야수 이민재 등도 포함됐다. 외국인 선수 라이언 와이스, 코디 폰세,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3명은 각자 호주 멜버른으로 합류할 계획이다.
주요 선수 대부분이 포함된 가운데 황준서의 이름이 빠졌다. 부상이 있는 건 아니고, 장기적 차원에서 일찌감치 결정된 부분이다. 큰 키에 비해 체중이 적게 나가고, 체력이 떨어지는 황준서를 트레이닝부터 확실하게 해서 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황준서는 지난해 36경기(11선발·72이닝) 2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5.38 탈삼진 70개를 기록했다.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며 시즌 초반 인상적인 투구를 했지만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구속 감소뿐만 아니라 투구 밸런스도 난조를 보이며 제구가 흔들렸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했지만 중간에 귀국한 뒤 서산에서 기초 체력과 피지컬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하루 삼시 세끼는 물론이고 먹는 양을 최대한 늘리며 웨이트를 병행했다. 오프시즌에는 최고참 류현진이 이끄는 일본 오키나와 미니 캠프 멤버로 합류해 벌크업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힘이 있을 때 황준서는 1군에서 통할 투수라는 게 지난 시즌 초반 이미 증명했다. 140km대 중후반 직구와 함께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주무기가 있어 기술적인 완성도는 높다. 다만 그 폼을 1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피지컬부터 키우는 게 명확한 화제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계속 생겼고, 불펜에 좌완이 부족했던 한화 팀 사정에 의해 황준서는 충분한 트레이닝을 거치지 못하고 1군에 계속 실전 투입됐다. 올해는 검증된 선발 엄상백을 FA 영입하며 선발진에 여유가 생겼고, 김범수도 부상에서 돌아온 만큼 황준서를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황준서와 함께 FA 계약을 맺은 내야수 하주석(31)도 한화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지 못했다. 올겨울 FA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은 하주석은 지난 8일 1년 최대 1억1000만원(보장 9000만원, 옵션 2000만원) 조건으로 한화에 남았다.
하지만 이미 한화 캠프 명단이 거의 결정된 이후 계약이 이뤄지면서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FA 시장에서 심우준을 영입할 때부터 하주석은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다. 냉정한 현실 속에 스타트는 2군 캠프이지만 시즌은 길고, 언제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 예비 전력으로 기회를 기다려야 할 하주석으로선 일단 2군에서 확실하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한편 한화는 1차 호주 캠프에서 초반에 훈련을 진행한 뒤 내달 14~16일 호주 국가대표 야구팀과 3연전으로 실전 대비에 돌입한다. 내달 21일부터 3월3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릴 2차 캠프에서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1군, 한신 타이거즈 2군과 연습경기를 비롯해 국내 팀까지 총 7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모든 훈련을 마친 한화 선수단은 오는 3월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계획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시즌과 마무리캠프를 거치며 모든 선수들이 한화 이글스를 강팀으로 만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했고, 그 의지가 비활동기간에 이어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올 시즌 우리 한화 이글스가 더 높은 곳에 올라서 팬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호주와 일본에서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대진 감독이 이끄는 한화 퓨처스팀은 내달 4일 일본 고치로 출국, 3월3일까지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뒤 4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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