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날짜가 다가오는 23일로 새로 잡혔다. 정몽규 회장 외 나머지 두 후보자는 대한축구협회(KFA) 선거운영위원회(선운위)가 일방적으로 날짜를 정하고 통보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다시 한 번 선거일이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KFA 선운위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의 선거 중단 결정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존중하며 선거 일정에 차질이 생긴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며 "(미뤄졌던 선거는) 오는 23일 진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이번 선거에서 정몽규 KFA 직전 회장,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교수가 경쟁하고 있다.
앞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허정무 후보가 제기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8일 예정이었던 선거가 중단됐고, 새로운 선거일(23일) 일정을 선운위가 공지했다.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때 법원은 선거에 막대한 영향이 있는 선운위 구성원이 공개되지 않은 점과 개인정보 동의를 받는 절차의 부족함을 지적했다. 특히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선거인단이 194명이어야 하지만 173명으로 축소된 상황을 문제 삼았다.
선거 투명성 의심을 받은 KFA는 새로운 선거 일정을 발표하면서 "선거인단 선정은 외부 전문 업체와 각 후보 측 대리인의 참관 아래 진행된다. 또한 선거인단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예비 명단을 3배수로 작성하고 개인정보 동의를 받을 계획"이라며 보완된 절차를 전하면서 23일 선거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 후보는 선운위가 일방적으로 선거 일정을 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선운위 회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번 투표를 위탁하자’고 한목소리를 냈을 뿐 ‘23일 선거’에 동의한 바 없다”라며 "후보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인 일정 통보"라고 주장했다.
허 후보 측은 "현재 선운위는 특정 후보 측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라며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거가 진행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정 후보는 정몽규 후보를 가리킨다.
허 후보는 다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후보 측 역시 선운위의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 후보는 10일 오전 11시 대한축구협회 회관 앞 계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
신 후보 측은 "1월 23일을 선거 기일로 공고한 사항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조치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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