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의 히든카드로 돌아올까?
KIA 타이거즈 투수들이 새해들어 미국 단기 유학길에 올랐다. 조상우 임기영에 이어 이승재 강이준 유지성 오규석 등이 지난 6일 미국으로 출국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에 위치한 트레드 에슬레틱스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비시즌 기간중에 구위회복에 나선 것이다.
이 가운데 이의리의 입단 동기생 이승재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시절 한때 마무리 후보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휘문고 영동대 출신으로 2021 2차 3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이의리와 함께 강력한 구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이닝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우완 불펜 보직을 부여받았다.
실제로 개막 1군 엔트리에 이름을 넣었고 불펜에서 활약했다. 4월 7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9회에 등판해 3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데뷔 첫 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최고 152km짜리 강속구를 뿌리는 불펜의 유망주였다. 다만 투피치의 단조로움 때문인지 공략을 당했다. 첫 해 성적은 25경기 24이닝 2승1패5홀드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했다.
김종국 체제가 들어선 2022시즌 퓨처스리그 33경기에 출전했으나 1군에서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경쟁를 뚫지 못해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을 마치고 입대했고 2024년 5월 전역했다. 퓨처스리그 2경기에만 모습을 보였다. 1군에 이승재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KIA는 리그 최강의 불펜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이루었다.
프로 입단 5년째를 맞았다. 몸이 훨씬 단단해졌고 구위를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1군 불펜요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이상 제자리 걸음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트레드 에슬레틱스 훈련을 결정했다. 부상없이 공에 힘을 최대한 실을 수 있는 최적의 투구 매카닉을 만들어주는 곳이다.
2019 1차 김기훈과 2017 1차 유승철이 작년 6월 한 달간 훈련을 펼치며 도약의 실마리를 찾기도 했다. 이승재는 이곳에서 1월6일부터 2월18일까지 무려 43일간의 대장정을 펼친다. 이곳에서 몸에 맞는 적절한 훈련방법과 새로운 투구폼, 새로운 레퍼토리(구종)도 장착한다. 훈련을 마치면 1군 또는 2군 스프링캠프지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장기집권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불펜강화가 필요하다. 올해도 불펜의 힘이 최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항상 변수에 대비를 해야 한다. 4명이나 미국으로 보내는 이유이다. 특히 이승재가 150km를 넘기는 강력한 구위를 되찾아 불펜의 히든카드로 돌아온다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운명을 걸고 장도에 오른 이승재가 잠재력을 드러낼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