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연장이 아니라 '탈출 실패'..."SON 연장 계약,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추진"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1.09 00: 10

보도가 사실이라면 계약 연장이 아닌 '탈출 실패'라는 표현이 더 알맞다.
'ESPN'은 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 활성화에 손흥민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이번 계약 연장 옵션 발동이 구단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고 폭로했다.
토트넘은 앞서 7일 공식 발표를 통해 손흥민과의 계약을 1년 연장했음을 알리며 "2026년까지 손흥민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그는 2015년 합류 후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 잡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표 뒤에는 손흥민의 기대와는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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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은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새로운 장기 계약을 원했지만, 구단은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계약서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했다"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철저히 실리를 따졌다. 그는 손흥민이 클럽에 남아 있는 동안 가져다줄 수익과 스타성을 면밀히 계산한 끝에, 장기 계약 대신 1년 연장 옵션만 활성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손흥민이 클럽에 헌신해온 시간과 업적을 고려할 때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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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는 손흥민의 에이전트가 바르셀로나와 접촉했다는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의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손흥민 측은 계약 연장이 지연되자 미래를 고민하며 다른 옵션을 검토했으나, 토트넘은 즉각 계약 연장을 발표하며 손흥민의 선택지를 차단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431경기에서 169골과 90도움을 기록하며 클럽 역사를 새롭게 썼다. 특히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 놀라운 성과를 남기며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손흥민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잔부상과 체력적 부담에 시달리며 예전의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구단이 '에이징 커브'라는 현실과 '레전드에 대한 예우'라는 이상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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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이번 결정은 손흥민이 FA로 떠나는 상황을 피하려는 구단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만약 구단이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자유 계약 신분이 되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이는 클럽 입장에서 재정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구단의 이런 실리적 접근은 팬들과 손흥민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손흥민의 오랜 헌신과 성과를 감안할 때, 장기 계약을 통한 존중을 보여주거나, 혹은 자유롭게 새로운 도전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번 계약 연장은 손흥민이 2026년까지 클럽에 남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토트넘과 손흥민의 관계에 새로운 숙제를 남겼다. 다음 시즌 이후 손흥민이 어떤 선택을 할지, 또 토트넘이 그와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는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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