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주니오르(25, 레알 마드리드)가 화를 참지 못한 대가로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디 애슬레틱'은 8일(이하 한국시간)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전에서 퇴장당한 뒤 폭력적인 행동으로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다만 스페인 슈퍼컵 출전은 가능하다"라고 보도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4일 열린 발렌시아와 라리가 12라운드에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는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4분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막혀 넘어졌다. 그런 뒤 발렌시아 골키퍼 스톨 디미트리예프스키가 다가와 비니시우스의 등을 툭 치며 무어라 말을 건넸다.
그러자 비니시우스는 참지 못했다. 그는 곧바로 일어나 디미트리예프스키의 뒷목을 두 손으로 밀치며 가격했고, 디미트리예프스키는 그대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이를 본 발렌시아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결과는 퇴장이었다. 주심은 온필드 리뷰 끝에 비니시우스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니시우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강력히 항의했고, 주심에게 다가가려 했다. 팀 동료들이 그를 몸으로 막아서며 말려야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히려 비니시우스가 빠져나간 뒤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40분 루카 모드리치가 동점골을 넣었다. 여기에 후반 추가시간 5분 주드 벨링엄이 극장골을 터트리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비니시우스의 퇴장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소할 것이다. 디미트리예스프스키가 먼저 비니스우스를 도발했다. 둘 다 옐로카드를 받는 게 맞는 상황이었다"라며 비니시우스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스페인 왕립 축구 연맹(REF)의 생각은 달랐다. REF 징계 위원회는 비니시우스에게 2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600만 유로(약 90억 원) 징계를 확정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도 700만 유로(약 105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비니시우스의 징계는 리그에만 적용된다. 그는 라스팔마스전과 바야돌리드전에는 결장하지만, 마요르카와 슈퍼컵 준결승에는 나설 수 있다. 만약 레알 마드리드가 마요르카를 꺾고 대회 결승에 오른다면 이 역시 뛸 수 있다.
사실 2경기 정도면 감지덕지일 수 있다. 경기 도중 폭력적인 행위는 4경기에서 12경기 출장 정지에 이르는 중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스페인 현지에서도 비니시우스가 4경기 징계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뤘다. 그럼에도 비교적 관대한 징계를 받은 비니시우스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항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라이벌 구단 바르셀로나 팬들의 반발이 심하다. 바르셀로나 역시 슈퍼컵 준결승에 진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더욱 분노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을 밀어주려는 게 아니냐는 것.
바르셀로나 팬들은 "이건 말도 안 된다. 라리가는 농담 같다", "엿먹어라(Fu**) 라리가", "우리는 페레즈(레알 마드리드 회장) 리그에서 뛰고 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한지 플릭이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2경기 출장 정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검지로 코를 만지며 불만을 표했다는 이유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적 있기 때문에 더 비교되고 있다.
비니시우스가 비매너 행위나 폭력적인 행위로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때문에 그가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이 불발된 것도 당연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비니시우스는 2023 발롱도르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그러자 비니시우스를 포함한 레알 마드리드는 한 명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며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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