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우 콘세이상 AC 밀란 감독이 제자 에메르송 로얄(26)의 태클에 피를 흘렸다.
'골닷컴 이탈리아'는 7일(한국시간) "콘세이상 감독은 '부상'을 당했고, 우승 후 축하 행사 도중 눈물을 쏟았다"라고 보도했다.
AC 밀란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사우드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이탈리아 슈퍼컵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3-2로 꺾으며 정상에 올랐다.
기적 같은 역전승이었다. 밀란은 전반 추가시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2분 메히드 타레미에게 또 한 골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곧이어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밀란은 후반 7분 테오 에르난데스의 멋진 왼발 프리킥 골로 추격을 시작했다. 여기에 후반 35분 크리스티안 풀리시치가 에르난데스의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대로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시간 밀란이 경기를 뒤집었다. 추가시간 3분 하파엘 레앙이 우측에서 크로스했고, 이를 타미 에이브러햄이 가볍게 마무리하며 역전극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난 '밀라노 더비'의 승자는 그대로 밀란이 됐다.
이로써 콘세이상 감독은 부임 일주일 만에 트로피를 손에 넣게 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파울루 폰세카 감독을 경질한 밀란 지휘봉을 잡으며 소방수로 나섰다.
콘세이상 감독의 데뷔전 상대는 유벤투스였다. 슈퍼컵 준결승에서 올 시즌 세리에 A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유벤투스를 만난 것. 콘세이상 감독의 밀란은 전반엔 고전했으나 후반전 확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대역전극을 쓰며 왕좌에 앉는 데 성공했다.
다만 콘세이상 감독은 우승 후 갑작스레 자리를 이탈했다. 골닷컴은 "콘세이상은 우승 축하 행사를 잠시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라며 "콘세이상은 오른발 측면 부분에 반창고를 바르기 위해 의료진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출혈을 막기 위해 거즈와 반창고 등을 붙이는 모습이었다.
범인(?)은 바로 밀란 수비수 에메르송이었다. 콘세이상은 부상에 대해 묻자 "에메르송이 내게 레드카드 태클을 날렸다"라며 웃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승에 흥분한 에메르송의 태클에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에메르송은 치료받는 콘세이상 감독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핀 뒤 꼭 포옹했다.
물론 아픔보다는 우승의 기쁨이 훨씬 컸다. 콘세이상 감독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스태프들을 껴안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골닷컴도 "밀란 의료진의 개입이 필요한 고통이었지만, 밀란 감독으로서 첫 우승을 차지한 콘세이상의 행복을 앗아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경기 후 콘세이상 감독은 "중요한 디테일을 다룰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모두 그들의 공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수들이 건넨 시가를 피우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에메르송은 또 하나의 '탈트넘 사례'를 추가했다. 그는 토트넘을 떠난 지 약 5달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토트넘을 떠나자마자 우승에 성공한 선수는 에메르송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르베이럴트, 탕귀 은돔벨레, 키어런 트리피어, 후안 포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 루카스 모우라, 해리 윙크스, 위고 요리스 등 수많은 사례가 있었다. 토트넘은 지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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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커 토닉, 골닷컴, AC 밀란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