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슈퍼 루키’ 배찬승(19)이 ‘롤모델’ 백정현(38)과 드디어 만났다.
백정현을 롤모델로 꼽으며 “백정현 선배님의 위기관리 능력과 변화구 완성도를 닮고 싶다”고 밝힌 배찬승은 지난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백정현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청소년 대표 출신 좌완 배찬승은 키 180cm 몸무게 80kg의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최고 150km의 빠른 직구와 완성도 높은 변화구 구사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일본과 대만을 상대로 2경기 6⅔이닝 5피안타 7탈삼진 평균자책점 0.00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고교대회뿐만 아니라 큰 경기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고교 통산 성적은 50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1이다. 삼성은 배찬승에게 계약금 4억 원을 안겨줬다.
‘대선배’라는 표현에 “동료일 뿐”이라고 말한 백정현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어 어깨가 무겁다. 내게 어떤 점을 배우고 싶은지 궁금하다”고 했다.
배찬승은 백정현의 체인지업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백정현은 “나 (체인지업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구종이라는 게 한 시즌 던지고 나면 다음 시즌에 타자의 눈에 익숙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가 백정현에게 배찬승의 투구를 본 적이 있냐고 묻자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동영상으로 봤다. 공이 빠르고 힘이 넘치더라. 좋아 보였다. 영상에서는 키가 커보였는데 직접 만나 보니 생각보다 키가 크지 않다. 얼굴도 엄청 작다”고 대답했다.
이에 배찬승은 “중학교 3학년까지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고등학교 진학 후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고 세진헬스에 다니며 몸이 좋아져 구속이 빨라졌다”고 말했다.
배찬승은 백정현의 위기관리 능력과 변화구를 잘 던지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에 백정현은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게 잘못된 거다. 어차피 주자가 1루에 있든 만루 상황이든 타자와 상대하는 건 똑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결국 타자를 잡아야 한다.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하니까 점수를 안 주려고 어렵게 승부하고 투구 수만 늘어난다. 어떠한 상황이든 타자만 잡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백정현은 또 “변화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 다양한데 선배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던지는 그립을 따라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많이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게 맞는 그립을 계속 연구하면서 계속 변화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찬승과 백정현은 옥산초등학교 동문이다. 배찬승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선배님께서 학교에 오셨던 기억이 난다”고 하자 백정현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 놀랍다. 당시 어린 친구들이 프로에 갈 때쯤 나는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 줄 알았다. 아직도 선수로 뛰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고 씩 웃었다.
백정현은 배찬승에게 자신의 능력을 믿고 일단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구를 잘했으니 프로 지명을 받았잖아. 네가 생각하고 느끼는대로 해봐야 한다. 그게 맞다고 본다. 일단 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코치님이나 선배들과 이야기하면 된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배찬승은 MBTI E유형(외향형)이다. 반면 백정현은 누가 봐도 I유형(내향형)이다. 이에 백정현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에 출연해 남다른 댄스 실력을 뽐낸 배찬승을 두고 “유튜브 보니까 춤을 잘 추더라. 나는 그런 거 정말 못한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백정현은 “자신을 믿고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 혹시 고민이 생기면 언제든지 이야기해라. 맛있는 거 많이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기분 좋게 첫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