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9,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옛 스승과 다시 만나게 될까. 그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다.
공신력 높은 영국 '텔레그래프'는 "웨스트햄은 에반 퍼거슨(브라이튼)과 황희찬을 후보로 스트라이커 영입을 검토 중이다. 웨스트햄은 프리미어리그(PL)에서 고전 중이며 미카일 안토니오와 재러드 보언의 부상으로 공격진 보강이 절실하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웨스트햄은 이번 달 퍼거슨과 황희찬, 라테 라트(미들즈브러)를 고려 대상으로 선정해 공격수 영입 목록을 작성 중이다. 안토니오와 보언의 부상으로 공격수가 부족해짐에 따라 1월 이적시장 최우선 과제가 됐다"라며 황희찬 이름을 언급했다.
현재 웨스트햄은 PL 20라운드 기준 6승 5무 9패(승점 23)를 거두며 리그 14위까지 처져 있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 타운(승점 16)과 격차는 단 7점. 부진이 더 길어진다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훌렌 로페테기 감독 경질설도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상황.
여기에 안토니오와 보언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안토니오는 PL 268경기 68골로 웨스트햄 역사상 최다골을 자랑하는 공격수지만, 지난해 12월 차량이 반파되는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는 다행히 수술을 잘 마치고 퇴원했으나 양쪽 다리가 골절된 만큼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보웬도 발 골절로 한동안 자리를 비워야 한다. 그는 2024년 마지막 경기였던 리버풀전에서 후반 15분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이후 쭉 결장 중이다. 보웬은 빨라야 3월 초에나 복귀할 전망이다.
최전방에 구멍이 생긴 웨스트햄은 1월 이적시장에서 새 얼굴을 데려오겠다는 각오. 그중에서도 로페테기 감독과 울버햄튼에서 함께했던 황희찬을 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텔레그래프는 "울버햄튼은 작년 여름 마르세유가 황희찬의 몸값으로 제시한 이적료 2100만 파운드(약 383억 원)를 거절했다. 그는 새로 부임한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의 지도 하에 최근 2경기 2골을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이 이적설에 휩싸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여름에도 로베르토 데 제르비 마르세유 감독이 그를 점찍었고, 공식 오퍼까지 보냈다. 황희찬도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그러나 울버햄튼은 'NFS(Not for sale)'를 외쳤다. 직전 시즌 리그 12골을 터트린 황희찬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2023-2024시즌 마테우스 쿠냐, 페드로 네투와 스리톱을 형성하며 PL 29경기 12골 3도움을 올렸다. 팀 내 최다 득점이자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황희찬은 시즌 도중 울버햄튼과 4년 재계약까지 맺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다시 우측으로 자리를 옮긴 황희찬은 벤치로 밀려났고, 10월 A매치 요르단전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워야 했다. 지난달 풀럼전 교체 투입을 통해 복귀한 이후로도 한동안 교체 출전에 그쳤다. 울버햄튼도 16라운드 기준 19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자 황희찬을 둘러싼 이적 소문이 커졌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울버햄튼은 지난여름 마르세유의 제안을 거부하고 황희찬을 '언터처블'로 간주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여러 클럽의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울버햄튼은 게리 오닐 감독 밑에서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기에 황희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라고 전했다.
다만 황희찬과 울버햄튼은 오닐 감독이 경질되고 페레이라 감독이 부임한 뒤 반등에 성공했다. 페레이라 감독 데뷔전이었던 레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3-0 대승을 거뒀고, 그다음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었다. 토트넘 원정에서도 2-2로 비기며 무패를 달렸다. 황희찬도 맨유와 토트넘 골망을 흔들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젠 웨스트햄의 관심까지 끌고 있는 황희찬. 만약 그가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는다면 약 1년 반 만에 로페테기 감독과 재회하게 된다. 로페테기 감독은 2022년 여름부터 2023년 여름까지 울버햄튼을 지휘한 바 있다. 당시 황희찬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32경기에서 1415분을 소화, 4골 3도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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