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병헌(26)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모든 게 감사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지난해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와 함께 삼성 안방을 지키며 95경기에서 타율 2할4푼8리(145타수 36안타) 1홈런 9타점 9득점을 기록했다. 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병헌은 “지난해 많은 경기에 나가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정말 뜻깊었다. 모든 게 감사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지난해 5월 29일 대구 키움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이병헌은 0-7로 뒤진 3회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서 좌월 1점 홈런을 빼앗았다. 그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강)민호 형이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이 너한테 무조건 어렵게 안 갈테니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주셨는데 첫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선발 출장 역시 이병헌에겐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긴장도 많이 되고 그랬는데 돌이켜 보면 너무 영광스러운 기회였다.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 이병헌의 말이다.
김성윤(외야수), 박장민(내야수)과 함께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 이병헌은 타격 훈련할 때 다양한 배트를 번갈아 사용하는 게 눈에 띄었다. 그는 “미국 드라이브 라인 센터에서 나온 훈련용 배트를 구입해 훈련할 때 사용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비슷한 고민을 해온 (김)성윤이 형과 함께 쓰고 있다. 투수들이 무게가 다른 웨이티드 볼을 던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했다.
평소 김성윤과 친분이 두터운 이병헌은 “성윤이 형은 배울 게 많은 형이다. 제가 느끼기에 성윤이 형은 창의력이 좋아 제가 답답하거나 뭔가 막힐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제시해준다.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강민호는 젊은 포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는 “팀내 젊은 투수들을 정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주전급 포수가 나올 때까지 제가 잘 버티고 후배들의 성장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병헌이 지난해 1군 경험을 통해 많이 좋아졌고 젊은 포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이병헌은 “민호 형이 같은 팀에 있어서 정말 많이 배운다. 경기 전 준비 자세와 마음가짐은 물론 여러가지 부분에서 직접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 지난해 민호 형과 함께 한 해를 보낸 게 진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평소 능통한 영어 실력으로 외국인 선수들과 자주 소통하는 이병헌은 키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아리엘 후라도의 가세를 반겼다. 후라도는 2023년부터 2년간 키움에서 뛰면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고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는 좋은 본보기로 잘 알려져 있다.
이병헌은 “우리 팀에 오기 전부터 좋은 성적을 냈던 투수 아닌가. 직접 호흡을 맞추며 배울 부분은 배우고 서로 발전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예스도 작년에 잘했으니 다시 한번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 작년에 투수조 선배들 특히 불펜 선배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됐다. 진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지난해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큰 부상 없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발전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