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신예 공격수 양민혁(19)이 전 세계 U-21 선수 중 최다 득점자로 평가받으며 주목받고 있지만, 그의 프리미어리그 데뷔는 요원해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을 기록하며 승점 24점(7승 3무 10패)으로 12위에 머물렀다.
뉴캐슬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의 출전 가능성에 대해 "계획은 없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수준에 적응해야 한다"라며 "양민혁은 프리미어리그 경쟁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 충분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한국 축구와의 인연에서 K리그의 수준을 칭찬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해 여름 한국을 방문해 친선 경기로 열린 '팀K리그'와 토트넘의 맞대결에 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과거 일본 J1리그 요코하마 F.마리노스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 재임 시절이었던 2015년엔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억도 있다.
팀K리그와 경기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섰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요코하마를 이끌며 K리그와 맞붙은 적이 많다. K리그에 기량이 우수한 선수가 많다는 걸 느꼈다. K리그의 수준도 대단히 높았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양민혁 관련 "수준 낮은 곳" 발언으로 당시 뱉은 말은 진심이 아니었던 것이 드러났다.
양민혁은 2024시즌 K리그1 강원FC에서 데뷔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강릉제일고 재학 중 준프로 계약으로 강원에 입단한 그는 데뷔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리그 개막전에서 구단 최연소 기록으로 출전해 35초 만에 도움을 기록했고, 2라운드 광주FC전에서는 득점에 성공하며 최연소 득점 기록도 세웠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 38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2024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K리그 시즌 종료 후 12월 중순 팀에 합류했다. 그는 현재 팀 훈련을 소화하며 적응에 전념하고 있다.
토트넘 팬들은 양민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데이터MB'는 그를 전 세계 U-21 선수 중 페널티킥 없이 최다 득점을 기록한 선수로 소개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양민혁의 영입이 상업적 이유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양민혁은 주목받는 재능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토트넘의 상업적 전략이 그의 영입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양민혁의 데뷔는 아직 불확실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출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오는 12일 예정된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경기에서 그의 출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탬워스는 5부 리그 팀으로, 양민혁이 데뷔하기에 적합한 상대라는 평가다.
손흥민은 양민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양민혁이 팀에 큰 재능과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다줄 것이다. 함께 뛰는 날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바람과 달리, 양민혁의 출전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토트넘은 뉴캐슬전에서도 패배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도미닉 솔란케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손흥민은 후반 교체 출전했으나 팀을 구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과 성장"이라며 팀과 선수의 장기적인 발전을 강조했다. 양민혁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와 토트넘의 반등이 언제쯤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