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호성이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내고 다시 뛴다.
인천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삼성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호성은 입단 당시 “완성형 선발 자원으로 제구력은 물론 멘탈적으로도 뛰어난 선수로서 기술, 멘탈 등 투수에게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호성은 데뷔 첫해 5경기에 나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6일 KT 위즈를 상대로 데뷔 첫 승(5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을 신고했다.
데뷔 첫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지난해 16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그는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호성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고 나서 저 자신에게 실망이 컸다. 스스로 팀에 보탬이 아직 많이 되고 있지 않은 선수라서 (엔트리에서)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내려왔던 그는 “솔직히 멘탈이 나갔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를 발판삼아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데뷔 첫 가을 무대를 경험한 소감에 대해 “(정규 시즌과 달리) 지면 끝장이니까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붓는 느낌이었고 선수와 팬 모두 긴장하며 지켜봤다”며 “혼자 덕아웃과 불펜에 있는데도 압박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또 “팬들의 엄청난 응원에 소름 돋았다. 그렇게 큰 함성은 처음이었다. 잠실구장에서 팔을 푸는데 심장이 엄청 뛰었다”고 덧붙였다.
이호성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잘하고 싶다는 욕심보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위축된 마음이 컸던 거 같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팀에 피해를 주거나 팬들께서 걱정하실까 봐 제 공을 못 던졌다. 결과가 안 좋으니까 제가 안 나가는 게 팀에 더 좋은 거니까 그냥 팀이 이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장차 삼성의 에이스가 될 이호성이 지독한 성장통을 겪으며 힘들어하자 선배들이 아기 사자 기 살리기에 나섰다. 이호성은 “제가 1군에서 거의 막내인데 모든 형들이 제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특히 (오)승환 선배님은 남자답게 자신있게 하라고 해주셨다. 존경하는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엄청 큰 동기부여가 됐다. 모든 선배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성적 부진에 막무가내로 비난하는 팬도 일부 있었지만 진심 가득한 응원을 보내며 고개 숙인 이호성을 다시 일으켜 세운 진짜 팬들이 훨씬 더 많았다. 그는 “‘팬들은 너무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 천천히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응원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가 팬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게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말밖에 없다.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이호성은 FA 투수 최원태, 좌완 이승현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야구 전문 프로그램 시설인 CSP(Cressey Sports Performance)로 연수를 떠났다. CSP 공식 SNS에서 이호성이 열심히 훈련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성 투수 가운데 입단 3년 차에 포텐이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채흥, 최충연, 원태인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프로 3년 차가 된 이호성은 그럴 만한 능력이 충분하다. 언제나 예의 바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그의 성공을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