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자리도 송구하고 죄송”..한석규, 애도로 빛낸 ‘첫 MBC 대상’ [핫피플]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5.01.05 22: 15

배우 한석규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통해 ‘MBC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한석규의 통산 3번째 대상이자 첫 MBC 연기대상이었다.
1월 5일 방송된 ‘2024 MBC 연기대상’은 방송인 김성주와 배우 채수빈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당초 ‘MBC 연기대상’은 지난해 12월 30일 시상식 진행과 동시에 생중계될 예정이었으나, 시상식 하루 전인 29일 무안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탑승자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비극으로 생중계를 취소했다.
시상식은 비공개 녹화로 진행됐으며 정부가 지정한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5일에서야 녹화 중계로 공개됐다. 진행자 김성주와 채수빈은 물론, 대부분의 배우들 역시 검은색 정장과 드레스를 입으며 추모의 뜻을 함께 전했다.

이번 연기대상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역시 ‘누가 연기대상을 받느냐’였다. 대상 후보로는 '밤에 피는 꽃'의 이하늬, '원더풀 월드'의 김남주 ,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 '우리, 집'의 김희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의 변요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한석규, '지금 거신 전화는'의 유연석까지 7인이 오른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하늬, 웰메이드 스릴러로 방송 내내 호평을 바든 관록의 한석규, ‘지금 거신 전화는’의 원작을 찢고 나온 유연석 등이 유력 후보로 점쳐졌다.
영예의 대상은 한석규였다. 1991년 MBC 공채 20기 탤런트로 데뷔한 한석규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로 친정에서 33년 만에 첫 대상을 수상한 것. 지난 2011년과 2016년 SBS ‘뿌리깊은 나무’, ‘낭만닥터 김사부’로 두번의 대상을 받은 뒤 8년 만에 MBC에서 대상 트로피를 받게됐다.
그러나 한석규는 대상 수상의 기쁨보다는 차분한 애도의 소감을 전했다. 조용하게 무대 위로 올라온 한석규는 “저 포함해서 여기 계신 방청객, 동료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그냥 송구하다. 이런 자리, 이런 행사 갖는다는 것도 왠지 사과드리고 싶고 송구한 마음이다. 저희 연기자들이 하는 모든 것들이 관객, 시청자분들을 위한 몸짓인데 너무 큰 슬픈 일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라고 여객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에 애도를 표했다.
이어 “연기자라는 직업을 어떻게 진실되게, 진솔하게 제 마음을 관객분들에게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할까 그 마음뿐인데 큰 일을 겪은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석규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히며 “제 평생, 제가 하는 일의 큰 주제가 가족이라는 것을 얼마 전부터 되새겼는데 그 가족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싶어서 작품을 했다. 그런데 그런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가족을 잃으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송구하고 사과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차오르는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석규는 반복해서 “큰 슬픔 이겨내시고”라고 말한 뒤 “죄송합니다”라고 전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차오르는 슬픔에 소감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무대를 떠날 수 밖에 없던 것. 한석규는 대상 소감에서도 이번 작품을 임한 각오와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코멘트 대신 안타까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을 위로하며 애도를 표했다.
친정으로 돌아와 수상한 영광의 첫 대상보다 참사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애도한 한석규의 소감이 그의 대상을 더욱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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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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