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한 NC 다이노스 출신 좌완 투수 카일 하트(33)의 메이저리그 유턴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무려 18개 팀이 체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발진이 꽉 찬 뉴욕 양키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하트는 2020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커리어를 되살렸고, 몇몇 구단에서 4~5선발 또는 멀티이닝 불펜으로 그에게 영입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몇 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고전하던 하트는 지난겨울 KBO NC 다이노스와 계약했다. 26번의 선발등판(157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69 WHIP 1.03 탈삼진 182개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하트는 패스트볼을 더 많이 던졌고, 슬라이더가 유인구로 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디애슬레틱은 ‘오프시즌이 시작될 무렵 팬그래프는 하트를 48위로 평가했다’며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미네소타 트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하트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하트와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팀들도 거론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도 같은 날 18개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는 하트의 소식을 다시 한번 전하면서 ‘하트가 선발 기회를 노리고 있는지, 아니면 어떤 역할이든 맡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언급된 5개 팀(양키스, 밀워키, 미네소타, 휴스턴, 볼티모어)은 구원이나 스윙맨으로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와 미네소타는 왼손 불펜 옵션이 특히 부족하기 때문에 하트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시장 상황을 요약했다.
명문 양키스의 관심도 흥미롭다.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에 FA 맥스 프리드를 8년 2억1800만 달러로 좌완 투수 역대 최고 조건에 영입했다. 게릿 콜과 프리드로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한 가운데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루이스 힐, 카를로스 로돈, 클라크 슈미트, 마커스 스트로먼 등 검증된 선발 자원만 6명에 이른다. 선발 자원이 넘치다 보니 올스타 좌완 네스터 코르테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정상급 마무리 데빈 윌리엄스를 영입하기도 했다.
선발진을 확실하게 갖춘 양키스는 그러나 불펜에 물음표가 붙어있다. 팀 힐, 케일럽 퍼거슨이 FA로 풀리면서 불펜에 좌완 투수가 전무한 상황이다. 하트가 들어오면 불펜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면서 유사시 대체 선발로 활용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어느 팀, 어느 보직이 되든 하트의 메이저리그 복귀는 확실시된다. 196cm 장신 좌완 하트는 2016년 드래프트에서 19라운드 전체 568순위로 보스턴에 지명된 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4경기(3선발·11이닝) 1패 평균자책점 15.55로 높은 벽을 실감했고, 2021~2023년 보스턴,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커리어의 전환점이 필요했던 하트는 2023년 12월 한국행을 결정했다. NC와 총액 90만 달러(2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계약한 그는 26경기(157이닝)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 182개 WHIP 1.03 피안타율 2할1푼5리로 기대 이상 성적을 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6km로 아주 빠르진 않지만 상하좌우 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안정된 제구에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이란 확실한 결정구가 위력을 떨쳤다.
시즌 막판 몸살과 햄스트링 통증으로 투수 3관왕은 놓쳤지만 탈삼진·WHIP·피안타율 1위,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3위에 랭크되며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최동원상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휩쓸며 메이저리그 주목을 받았고, 재계약이 어렵다고 판단한 NC는 우완 라일리 톰슨, 좌완 로건 앨런으로 새 시즌 외국인 투수 구성을 일찌감치 마쳤다. 2022년 시즌 후 드류 루친스키, 2023년 시즌 후 에릭 페디에 이어 3년 연속 외국인 에이스들이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