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특훈을 받고 있는 ‘애증의 1차지명’ 김대한(두산 베어스)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날 수 있을까.
스프링캠프에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훈련 중인 김대한은 최근 강정호가 운영하는 채널에 출연해 아카데미 수강 신청 배경 및 근황을 전했다.
김대한은 “입단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전설의 시구(?)도 하면서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라며 “2024년 되게 안 좋은 시즌을 보내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그 시기에 강정호 선배님이 영상을 하나 올려주셨고, 거기서 마지막 희망을 잡고 간절한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시절 휘문고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로 불렸던 김대한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차지명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은 당시 투수 김대한의 가치를 높이 샀지만, 선수 의지에 따라 타자(외야수)로 커리어를 출발했다. 김대한은 당시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의 뒤를 이을 베어스 차세대 주전 외야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부진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1군 통산 19경기 15타수 무안타 3볼넷 4득점이라는 1차지명답지 않은 성적을 남기고 2020년 8월 군으로 향했다. 입단 후 1년 반 동안 두산의 두터운 외야진을 뚫지 못하며 2년차 시즌 도중 현역병 입대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2022년 2월 전역한 김대한은 복귀를 준비하던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며 다시 재활의 시간을 가졌다. 그럼에도 10월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김대한을 베어스 우타 라인의 핵심 기대주로 꼽으며 “김대한은 보디빌더를 해도 될 것 같다. 힘이 좋다. 지치지도 않는다”라는 높은 평가를 내렸다.
김대한의 비상을 가로막은 건 또 부상이었다. 정수빈의 뒤를 받칠 백업 중견수로 낙점됐지만, 2023년 3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회 3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우측 중수골이 골절됐다. 김대한은 또 다시 장기 재활에 돌입했고, 5월 31일 복귀 후 33경기 타율 1할9푼8리 1홈런 7타점 OPS .566로 다시 고개를 숙였다. 시즌 뒤 참가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이승엽 감독은 2024시즌 다시 휘문고 오타니의 재림을 기대했다. 그러나 김대한은 또 1군과 2군을 오가며 61경기 타율 1할3푼3리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김대한은 부진을 딛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승엽 감독의 “타격을 바라지 않는다. 대주자, 대수비 역할을 위해 넣었다”라는 코멘트에서 그의 떨어진 위상이 확인됐다.
김대한은 2024시즌 종료와 함께 휴식없이 곧바로 2025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10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2024 피닉스 교육리그, 11월 이천 마무리캠프에 잇따라 참가해 2024시즌을 복기하고 새 시즌 과제를 확인했다. 김대한은 이에 그치지 않고 선배 김재환과 함께 강정호 아카데미로 향해 타격 이론을 재정립 중이다.
김대한은 손아섭(NC 다이노스), 김재환에 이어 강정호 스쿨 3호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까. 그는 "(타격이) 굉장히 많이 좋아진 거 같다. 중간중간 데이터 분석도 했는데 처음 쳤을 때보다 많이 좋아진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코치님도 좋은 모습이 많이 나온다고 해주시니 자신감까지 생긴다. 2025시즌에는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싶다"라고 '올 뉴' 김대한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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