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와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올 시즌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시즌 도중 합류해 특유의 장타 생산 능력을 앞세워 공격의 중심을 이끌었다.
지난 5월 오재일(KT 위즈)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의 새 식구가 된 박병호는 9월 4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하는 등 올 시즌 23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이바지했다.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의 홈런은 항상 중요할 때 나왔다. 선취점을 가져오는 홈런은 물론 한 방이 필요할 때마다 홈런을 터뜨리는 등 알짜배기 홈런을 많이 쳤다”고 반겼다.
박병호는 “올 시즌 야구하면서 정말 많이 웃었고 장난도 많이 쳤다. 그만큼 팀 분위기가 좋고 새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동료들과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저는 장타 생산이 강점인데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거 같아 뿌듯하다. 극적인 상황이나 주자가 있을 때 홈런도 많이 치고 너무 좋았다. 동료들은 물론 팬들께서도 저를 삼성 식구로 받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인품을 겸비한 박병호는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올 시즌 28홈런을 터뜨리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영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 따듯한 조언을 건네는 등 힘을 불어넣었다.
“한창 (방망이가) 안 맞을 때 박병호 선배님께서 제게 ‘경기에 뛰는 게 행복하지 않냐’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제가 ‘작년에 경기 많이 못 나갔는데 올해 자주 나가서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박병호 선배님께서 ‘그냥 수업 듣는다는 마음으로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행복하게 하라’고 하셨다. (안타를) 못 치면 화날 때도 있고 짜증 나기도 하지만 선배님의 말씀을 항상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한다”. 김영웅의 말이다.
외국인 타자 디아즈 또한 뒤늦게 합류했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선보였다. 삼성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데이비드 맥키넌과 계약했다. 장타 생산을 기대했으나 4홈런 장타율 .386에 그쳤다. 삼성은 맥키넌 대신 루벤 카데나스를 영입했지만 실패했다. 부상 여파로 7경기에 출장해 2홈런을 터뜨리고 팀을 떠났다.
삼성은 8월 15일 외국인 선수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디아즈를 데려왔다. 디아즈는 2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2리(110타수 31안타) 7홈런 19타점 14득점을 올렸다. 가을 무대에서 디아즈의 방망이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포스트시즌 9경기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 5홈런 10타점 OPS 1.202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삼성에 합류한 뒤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던 디아즈는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의 조건에 재계약을 마쳤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다음 시즌을 할 생각에 기대가 된다”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해 폭발적인 장타 생산 능력을 보여준 박병호와 디아즈. 내년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풀타임을 소화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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