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민연합, "겨울철 히터 오염 심각성 해외 연구로 증명…해결책은?"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4.12.03 09: 27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차량 히터 사용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무심코 켜는 히터에도 유해한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관리가 요구된다.
차량 히터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에바포레이터(evaporator)는 먼지와 습기가 쉽게 축적되는 구조로, 이를 방치할 경우 곰팡이와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에바포레이터 오염은 히터 열효율 저하뿐 아니라 차내 공기질 악화로 이어져 운전자와 탑승객의 건강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대표는 “히터 시스템 오염은 차량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고, 적기에 히터 필터 교체 및 차량 내부 관리가 졸음운전 예방, 대기환경 개선, 안전운전과 연관성이 있다”며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동차 공기정화 기술이 발전하며 최신 차량에는 인공지능(AI) 기반 공기정화 시스템이 장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차량 내부 공기를 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에바포레이터 내부의 물리적 오염까지 해결할 수는 없다. 에바포레이터 오염으로 인한 열효율 저하는 특히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 모두에 심각한 에너지 손실을 초래한다. 전기차의 경우 히터 사용이 배터리 전력을 직접 소모해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지고, 내연기관 차량은 연료 소비 증가와 연비 악화를 유발한다.
미국자동차협회(AAA)의 연구에 따르면, 영하 7℃에서 전기차 5종을 실험한 결과 히터 미사용 시 주행거리는 평균 12% 감소한 반면, 히터 사용 시 최대 41% 감소했다. 이는 히터가 배터리 전력을 대량으로 소비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전기차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차량 사전 예열 기능, 겨울 전용 주행 모드, 충전 중 차량 예열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노후 경유차는 겨울철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약 50만 대로 추정되는 국내 도로 주행 노후 경유차는 매연저감장치(DPF)가 부착되지 않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1급 발암물질인 미세매연을 다량 배출하며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를 일으킨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DPF를 정기적으로 관리할 경우 유해가스 배출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지만, 관리 소홀 시 성능 저하와 오염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DPF 클리닝 과정 중 고온에서 카본이 연소되는 장면으로, 약 600°C 이상에서 카본이 99% 이상 제거된다. 이 작업은 전문 장비를 활용한 액티브 재생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차량 히터 사용 시 적정 실내 온도(21~23℃)를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실시하는 것은 졸음운전과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과도한 히터 사용으로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혈액순환 저하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졸음운전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차량 내부 공기 오염이 졸음운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최소 1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초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것을 권장한다.
히터 점검의 중요성은 해외 연구에서도 강조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차량 히터 내부 오염 물질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정기적 점검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유럽 환경청(EEA) 또한 노후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가 심혈관 질환과 폐 질환 발생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경고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히터 필터 교체와 주기적 환기가 차량 내부 공기질 유지에 핵심적이라고 밝혔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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