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분 우천 중단, 아리랑볼 3개 던지고 내려간 원태인 "부상 염려 때문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8.22 18: 44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23)은 지난 20일 대구 KIA전에서 비 때문에 조기 강판됐다. 3회 선두타자 김태군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2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33개에 불과했다. 
1~2회 무실점으로 순항하던 원태인의 기세는 비에 의해 가로막혔다. 3회 마운드에 오른 뒤 폭우가 쏟아졌다. 심판진이 오후 5시31분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그라운드 정비 작업을 거쳐 6시59분 재개되기 전까지 무려 88분이 중단됐다. 
경기 재개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그러나 김태군 상대로 힘을 잔뜩 빼고 던졌다. 초구 94km 체인지업, 2구째 78km 커브로 투스트라이크를 잡더니 3구째 91km 슬라이더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88분 우천 중단, 아리랑볼 3개 던지고 내려간 원태인 "부상 염려 때문에…"

88분 우천 중단, 아리랑볼 3개 던지고 내려간 원태인 "부상 염려 때문에…"

김태군을 아웃 처리한 뒤 김대우가 마운드에 올라오면서 원태인이 멋쩍은 미소와 함께 내려갔다. 야구규칙 5조 10항에 따르면 투수가 이닝 시작 전에 파울 라인을 넘어서면 반드시 한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규정에 있고, 원태인은 김태군 타석까지 완료한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갈 수 있었다. 
88분 우천 중단, 아리랑볼 3개 던지고 내려간 원태인 "부상 염려 때문에…"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경기 재개 후에도 투구를 이어간 것과 달리 원태인이 내려간 것은 이유가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원태인이 예전에 그런 상황이 한 번 있었는데 던지다가 몸에 이상이 생겼다고 하더라. 부상 염려가 있어 한 타자만 상대하고 바꿨다”며 “선수 본인도 예전에 그런 게 있다 보니 조심스러워했다. 코칭스태프에서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이 일찍 내려갔지만 이어 나온 김대우(1⅔이닝 무실점), 홍정우(1⅓이닝 1실점)가 5회까지 이닝을 잘 끌어줬고, 삼성은 6-4로 승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 다음에 나온 김대우가 잘 막아줬다. 불펜투수들이 호투하면서 중후반에 승부를 낼 수 있게 해줬다”고 불펜을 칭찬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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