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코트를 지배 중인 ‘말리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21·KB손해보험)는 지난 1월26일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의 초청으로 청주체육관에서 시투를 했다. 보통 시투는 자유투로 하기 마련인데 206cm의 장신 케이타는 달랐다.
팔다리가 길고, 서전트 점프 71cm로 탄력이 넘치는 케이타는 자유투 라인에서 골밑으로 성큼성큼 달려가 화끈하게 원핸드 덩크를 꽂았다. 여자농구에서 보기 힘든 덩크슛에 팬들도 박수 갈채를 보냈다.
케이타에게 이날 기억이 좋게 남았던 모양이다. 케이타는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을 3-0 셧아웃 승리로 이끈 뒤 가진 인터뷰에서 시투 당시 착용했던 KB스타즈의 노란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케이타는 “평소 농구를 좋아하다 보니 (농구팀의) 초대를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팬들이 반갑게 맞이해줘 집에 온 것 같았다. 청주체육관도 우리 홈구장 의정부체육관과 느낌이 비슷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광팬으로 배구 코트에서도 그의 농구화를 신고 뛰는 케이타는 “어릴 적부터 배구, 농구를 같이 했다. 남동생과 농구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남동생은 지금 미국에서 농구 선수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타의 남동생 케바 케이타는 미국 유타주의 보딩스쿨 와사치 아카데미 졸업반 선수로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신장 203cm, 102kg으로 공식 포지션은 센터인데 케이타에 따르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서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마지막으로 본 게 2~3년이 됐지만 케이타는 SNS에 동생의 영상을 올리며 형제애를 보이고 있다. 케이타는 “이제는 나보다 키가 더 컸을 것이다”며 웃은 뒤 “많은 대학으로부터 오퍼를 받아 일주일 내로 결정해야 한다. 좋은 팀보다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택하라는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동생에게 해준 말처럼 케이타는 농구보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배구의 길을 걷고 있다. V-리그에서 2시즌째를 보내며 명실상부한 최고 외국인 선수로 군림 중이다. 부상과 체력 저하로 페이스가 떨어졌던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은 꾸준하다. 득점 1위(1063점), 세트당 서브 1위(0.815개), 공격 성공률 2위(54.59%)에 빛난다.

KB손해보험을 2위로 이끌고 있는 케이타는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몸 상태가 좋고, 부상도 없다. 트레이너 분들과 대화하면서 몸 관리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며 “약속했던 우승 목표에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꼭 우승을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waw@osen.co.kr